대한민국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을 떠올리면 화려한 서울이나 천혜의 자연을 가진 제주도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정답은 전라북도 고창군입니다.

인구 5만 명 남짓한 이 작은 군 단위 지역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유네스코로부터 무려 7개의 타이틀을 획득한 보물 같은 땅입니다.
세계문화유산, 자연유산, 인류무형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그리고 기록유산까지 인간과 자연이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가치를 한곳에 집약해 놓은 셈입니다.

가장 먼저 주목할 곳은 고인돌 유적입니다. 고창은 전 세계에서 고인돌 밀집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수천 년 전 인류의 장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447기의 고인돌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고창 갯벌은 수많은 생명의 요람이자 지구의 생물 다양성을 지키는 핵심 기지 역할을 합니다.

또한, 판소리와 농악이라는 우리 민족의 흥과 한이 담긴 무형유산을 전승해오고 있으며, 전 지역이 생물권보전지역과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생태적 가치 또한 압도적입니다.

특히 2023년에는 동학농민혁명 기록물까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며 명실상부한 '7관왕'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고창을 여행한다는 것은 단순히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을 넘어, 억만년 전의 지질학적 역사부터 근대 민주주의의 뿌리까지 인류의 거대한 서사를 한 번에 읽어 내려가는 경험과 같습니다.

인구 5만 명의 작지만 강한 도시 고창이 지켜낸 이 위대한 기록들은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가 보존해야 할 소중한 자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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