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냐?” 테슬라 FSD 한국서 정식 배포됐지만, 기존 오너들 분통 터진 이유

테슬라 FSD 한국 자율주행

2025년 11월 23일, 테슬라가 한국에서 드디어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Driving) 기능을 정식 배포했다. 한국은 미국, 캐나다, 중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7번째로 FSD를 도입한 국가가 됐으며, 테슬라 오너들 사이에서는 오랜 기다림 끝에 FSD가 한국 땅을 밟았다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이 기쁨도 잠시, 정작 기존 테슬라 차주들 사이에서는 분노와 실망이 뒤섞인 반응이 폭발하고 있다.

900만원이 넘는 거금을 지불하고도 4년 넘게 제대로 쓰지 못한 기능이 이제야 나왔는데, 정작 자신의 차량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차주들의 분통이 터져 나온 것이다. 특히 대다수의 차주들이 운전하는 모델Y와 모델3 중국산 차량은 이번 FSD 배포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테슬라 역차별 논란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HW4만 된다고? 기존 차주들 배신감 폭발
테슬라 FSD 한국

이번 테슬라코리아의 FSD 배포는 일부 차량에만 한정됐다. 테슬라코리아가 공개한 적용 조건을 보면, 미국산 차대번호(5 또는 7로 시작)에 하드웨어 4.0(HW4) 이상을 탑재한 모델S와 모델X에만 우선 적용된다. 이는 2023년 1월 이후 출시된 모델S·X와 2023년 8월 이후의 모델3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해당된다.

문제는 한국에서 판매되는 테슬라의 약 99.7%가 중국산이며, 이들 대부분이 HW3(3세대 하드웨어)를 장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5년 기준 국내에서 판매된 테슬라 4만7,941대 중 4만7,796대가 중국산이고, 미국산은 고작 145대에 불과했다. 즉, 테슬라코리아가 FSD 배포를 발표했지만,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차주는 극소수에 불과한 셈이다.

특히 900만원 넘는 FSD 옵션을 구매한 기존 차주들의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테슬라코리아는 2019년부터 FSD 옵션을 판매하면서 “시내 자율주행 등 FSD 기능을 올해 도입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정작 FSD가 배포됐는데도 자신의 차량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904만원 vs 450만원, 차이 없는데 두 배 가격?

테슬라 차주들의 불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테슬라코리아가 2022년에 추가로 도입한 ‘향상된 오토파일럿(EAP)’ 옵션은 450만원 수준으로, FSD 옵션(904만원)의 절반 가격이다. 그런데 기존 FSD 옵션에서 제공되는 주요 기능인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고속도로 진입·진출 시 자동 주행), 오토 파크(자동 주차), 서먼(차량 호출) 등은 EAP 옵션만 구매해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결국 차주들이 FSD 옵션을 구매한 이유는 미래에 제공될 더 강력한 자율주행 기능을 염두에 두고 투자한 것인데, 정작 그 기능이 나왔을 때 자신의 차량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배신감을 느끼는 것이다. 테슬라코리아는 기존 FSD와 감독형 FSD가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으며, 두 FSD 모두 운전자의 적극 개입이 필요한 ‘레벨2’ 수준의 제한적 자율주행이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차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더욱이 미국에서는 FSD 가격이 2024년 4월 기준으로 1만2,000달러(약 1,600만원)에서 8,000달러(약 1,100만원)로 33% 인하됐고, 구독료도 월 199달러에서 99달러(약 13만원)로 50% 낮췄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일시불 904만원으로만 구매 가능하며, 구독제도 도입되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과의 이러한 가격 및 서비스 격차는 국내 테슬라 차주들의 불만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중국산 모델Y·3는 “당분간 불가”, 2027년 이후 전망
테슬라 모델Y FSD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Y와 모델3 차주들의 실망감은 특히 크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테슬라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산 모델Y(4만733대)와 모델3(7,063대)는 이번 FSD 배포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됐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산 모델3·Y에 FSD가 적용되기까지는 최소 2027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유럽 규정을 따르는 중국산 차량이 한국 국토교통부가 2024년 9월 개정한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DCAS)’에 따라 새로운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DCAS 기준은 경과조치 기간이 2년이며, 입법예고부터 법제처 심사까지 최소 3~4개월이 걸린다.

즉, 국내에서 판매된 테슬라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산 모델 오너들은 최소 2년 이상을 더 기다려야 FSD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론 머스크는 2025년 11월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FSD 완전 승인이 2026년 초(2~3월쯤)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지만, 한국의 상황은 중국보다 더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태다.

전 세계로 번지는 테슬라 집단 소송
테슬라 FSD 소송

한국에서의 불만은 법정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테슬라 차주 100여명은 2024년 12월 서울중앙지법에 테슬라코리아를 상대로 매매 대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으며, 현재 소송은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이 소송에 대해 2025년 11월 2차 변론기일을 마쳤고, 2026년 3월 3차 변론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소송을 낸 차주들은 900만원을 지불하고 FSD 옵션을 구매했지만 정작 FSD 도입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는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시내 자율주행 기능을 활성화하지 못한 것은 국내외 자율주행 관련 규제가 자율주행을 고속도로로 한정하고 있어서라고 반박하지만, 차주들은 FSD가 배포된 지금도 자신의 차량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에서도 HW3 기반 테슬라를 구매한 차주들이 테슬라를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섰다. 중국 차주들은 5만6,000위안(약 1,100만원)을 들여 FSD 옵션을 구매했는데도 감독형 FSD를 사용할 수 없다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호주에서도 일부 테슬라 차주들이 테슬라가 약속한 FSD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한국뿐 아니라 중국, 호주 등에서도 FSD 도입과 관련해 유사한 소송에 휘말린 상태”라며 “FSD는 테슬라를 구매하는 핵심 이유이기 때문에 차주들의 관련 불만이 커지면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미래 기능에 투자했는데, 문 닫힌 차주들

테슬라 FSD의 한국 도입은 분명 전기차 시장과 자율주행 기술의 중요한 이정표다. 하지만 이번 배포가 일부 차량에만 한정되면서, 기존 오너들의 신뢰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미래의 기능을 믿고 거금을 투자한 차주들이 정작 그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은 테슬라 브랜드 충성도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향후 중국산 모델Y와 모델3에 대한 FSD 적용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혀야 하며, 기존 FSD 옵션 구매자들에 대한 보상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27년까지 기다리라는 것만으로는 차주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테슬라의 FSD 한국 배포는 축하할 일이지만, 동시에 테슬라가 기존 고객들에게 얼마나 성실하게 약속을 지킬 것인지를 시험하는 중대한 갈림길이 되고 있다. 기존 오너들의 분통이 터진 지금, 테슬라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