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 차는 위험 높이고 술은 보호효과?

- 차 한 잔당 RA 발생 위험 4% 높인다는 통계
- 일주일에 알코올 20g까지는 RA 보호효과

과일, 기름진 생선, 시리얼, 차, 커피, 술.

위에 언급된 여섯 가지 식품 중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생 위험을 줄이는 것, 또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을 분류해보라. 건강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기본적인 상식에 의거해 어떤 분류를 할 것인지 예상이 된다.

하지만 최근 수행된 한 메타 연구의 결과는 ‘다수가 할만한 예측’과 다르게 나타났다. 2000년부터 2024년까지 24년 동안 이루어진 30개의 연구를 통해 약 1만 명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적당한 양의 술은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차와 커피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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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가지 식품군·영양소에 대한 조사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RA)은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이다. 면역계가 자신의 관절 조직을 공격해, 염증과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대부분의 자가면역 질환이 그렇듯, 류마티스 관절염 역시 여러 원인이 추정될 뿐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은 질환이다.

추정되는 원인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식습관을 비롯한 생활습관이다. 이번 메타 연구 또한 그 일환으로, 식품군과 음료, 영양소 등 총 32가지 항목과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병 위험 간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했다.

기름진 생선은 비타민 D의 공급원으로 대표된다. 뼈와 관절 건강은 물론 면역계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영양소이므로 류마티스 관절염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통곡물로 만든 시리얼과 과일 또한 류마티스 관절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눈여겨 봐야할 것은 나머지 세 항목, 차와 커피 그리고 술이다.

차 한 잔에 RA 위험 4% 증가?

차는 일반적으로 건강한 음료로 분류된다. 종류가 다양해 저마다의 효능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식물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고, 체내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며, 소화 및 체내 대사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에서만큼은 부정적인 영향이 지목됐다. 메타 연구에서는 하루에 마시는 차 한 잔마다 류마티스 관절염 발생 위험이 4%씩 증가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다만, 차를 꾸준히 마시는 사람들의 경우 기본적인 발병 위험 자체가 높지 않은 편이었다. 차를 마실 때마다 류마티스 관절염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맞지만, 기본 위험도가 높지 않으므로 그 증가폭 또한 크지 않다. 따라서 너무 과하게 많이 마시지만 않으면 괜찮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반면, 커피의 경우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류마티스 관절염의 위험성과는 유의미한 관련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활발하게 소비되고 있는 음료 중 하나고, 그만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연구가 오가는 대상이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관련 없음’으로 종결하지 않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주당 20g의 알코올은 보호 효과

가장 주목할만한 결과는 바로 술이다. 보통 술은 건강과 거리가 먼 존재다. 알코올 자체가 체내에서 대사를 거치며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을 생성하기 때문에, 마시는 양의 많고 적음을 떠나 건강에 부정적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에 한정한다면 결과는 좀 입체적으로 나타난다. 이번 메타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2단위’의 알코올을 마시는 것은 류마티스 관절염으로부터 보호 효과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여기서 말하는 ‘2단위’란 순수 알코올 기준으로 약 20g을 의미한다.

알코올 함량 4~5% 정도에 해당하는 라거 맥주 기준으로는 약 400~500ml, 알코올 함량 12~14% 정도 되는 와인을 기준으로는 175ml 정도다. 일부 사람들이 즐겨마시는 40% 블렌디드 위스키를 기준으로 한다면 50ml 정도로 볼 수 있다.

단, 주당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이러한 보호 효과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7.5단위(순수 알코올 기준 약 75g)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경우,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보호 효과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편일률적 조언 대신 맞춤형 식단 고려

연구팀은 이번 메타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각 식품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조사를 목적으로 추가 연구를 계획 중이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차가 류마티스 관절염을 비롯한 자가면역 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건강한 식단을 따르라는 천편일률적인 조언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즉, 개인의 건강상태 및 환경, 혹은 특정한 필요에 맞는 ‘맞춤화된 식단’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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