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11월분 건강보험료 고지서를 받았는데, 이번 달에는 갑자기 전달의 15배인 150만원을 내라고 하네요. 도대체 이유가 뭘까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11월분 건강보험료 고지서를 받았는데 평소 내던 보험료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부과돼 소위 ‘건보료 폭탄’을 맞았다”는 내용의 글이 부쩍 늘고 있다.

본인이 자영업자임을 밝힌 한 글쓴이는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작년에 직장을 관두고 나서 매달 10여만 원의 건보료를 납부해왔는데 최근 느닷없이 150만원이 넘는 금액이 고지됐다”면서 “한 달 새 이렇게 급격하게 건보료가 오른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해당 글쓴이가 공개한 11월분 건보료 고지서를 보면 총 납부할 보험료는 ‘150만8400원’이다. 보험료 납부 금액 변동 세부 사유로는 소득정산과 주택, 건물, 토지 기준 재산세 과세표준액의 변경이 언급됐다.

해당 글쓴이가 평소 내던 건보료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부과된 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9월부터 도입한 ‘소득정산제도’에 의해 추가 정산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소득정산제도는 사업소득 혹은 근로소득 감소로 소득조정을 신청한 지역가입자 보험료를 국세청 확정소득으로 재산정해 차액을 사후 정산하는 제도다. 직장가입자의 연말정산과 유사한 개념으로 그해 전체 보험료에 대해 이듬해 11월에 정산하는 방식이다.

소득정산제도가 없던 과거에는 국세청 확정소득을 통해 받은 지역가입자의 실제 소득이 감소하지 않았음이 확인돼도 회피 보험료를 환수할 법적 근거가 없었는데, 이를 악용해 서류상 휴폐업으로 꾸며 보험료를 감액받는 사례가 끊이지 않으면서 도입했다.

유독 11월에 이처럼 급격하게 보험료가 늘어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소득정산제도 정산 시기가 11월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11월 부과분은 사실상 덜 낸 1년치를 한꺼번에 내는 것이기 때문에 12월부터는 본인의 소득에 따른 보험료로 다시 줄어들 수 있다.

KB국민은행에서 10년간 PB로 활동한 자산 관리 전문가인 장기홍 아티웰스 이사는 “해당 사례는 작년 1월에서 12월까지 연간 최소 3000만원 내외의 기타소득이 발생했지만, 퇴사 과정을 거치면서 재산소득만을 기준으로 건보료를 부과받은 경우로 보인다”면서 “이는 갑작스런 ‘건보료 폭탄’이 아니라 벌어들인 전체 소득에 따라 원래 냈어야 하는 보험료의 정산 절차에 해당하며, 한꺼번에 납부하는 게 부담스러울 경우 최대 12회차에 나눠 분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글=배민주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