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또 만난다···‘윤-한 면담’ 앞두고 발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월1일 국회 접견실에서 양당 대표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시 한 번 회담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가 면담하는 당일에 회담 계획을 띄운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의 김건희 여사 관련 결단을 촉구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날 오후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을 거론하며 “한 대표님 오늘 면담을 잘하시고, 기회가 되면 야당 대표와도 한 번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번 여야 대표회담을 하면서 정기적으로 정하진 않았지만 필요하면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얘기가 됐다”며 “그런 차원의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이 대표의 제안 이후 약 3시간 만에 “민생정치를 위해 흔쾌히 응하겠다”고 밝혔다고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이 전했다. 두 대표는 10·16 재·보궐선거 이후 직접 회담과 관련해 공감한다는 뜻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 직전 여야 대표 회담을 공지한 것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왔다. 김 여사 리스크와 관련한 윤 대통령의 결단을 이끌어내기 위해 여야 대표가 조만간 만날 계획을 알렸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등 3가지 공개요구를 앞서 밝혔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여야 대표 간 대화 채널을 복구해 정국을 주도할 무대로 삼을 수 있다.

한 대표와 이 대표는 지난달 1일 국회 본청에서 첫 대표회담을 열고 두 시간 이상 만나며 정국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두 사람은 민생 협의 기구와 지구당 재도입 등을 포함한 공동발표문을 발표했지만 이후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실무 논의는 흐지부지됐다.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이나 의료대란, 금융투자소득세 등에 대해서도 입장차를 확인했을 뿐 구체적인 합의를 이루진 못했다.

이번 회담은 두 당이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리스크’ 대 ‘이재명 리스크’로 격돌하는 상황에서 추친된다. 양당이 대치를 극복하고 유의미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