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존중과 일관성 없이 협상 없다”… 미·중 정상회담 전제조건 내걸어

“트럼프 행정부, 먼저 바뀌어야 대화 시작”… 중국의 협상 조건 명확해져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단, 트럼프 행정부가 ‘기본적인 존중’과 ‘일관된 메시지’, 그리고 협상을 총괄할 공식 책임자 지정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사안을 잘 아는 한 중국 정부 관계자는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통화가 아닌 실질적인 협상 로드맵이 먼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협상 책임자가 지정돼야만 양국 정상이 서명할 수 있는 결과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의 145% 고관세에 대한 조건부 반응

미국은 현재 중국산 제품 대부분에 145%의 기본 관세율을 적용 중이며, 일부 품목은 기존의 관세를 더해 최대 245%까지 부과되고 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이에 대해 “미국이 계속 자국 이익을 침해한다면 끝까지 맞서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은 대화를 완전히 닫지는 않았지만, 대통령 직속 협상 책임자 지명과 비하 발언 자제, 대만과 기술 수출 규제에 대한 논의 의지 없이는 어떤 진전도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존중이 우선”… 중국이 내건 3대 조건

1. 존중과 비하 자제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중국 비하 발언이 지속될 경우, 대화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JD 밴스 부통령이 언급한 “중국 농민” 발언에 대해 외교부 대변인은 “무지하고 무례하다”며 드물게 고위 미국 인사를 직접 비판했습니다.

2. 일관된 대외 메시지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 대해 공식 석상에서는 온건한 발언을 해왔지만, 내각 구성원들은 군사적 억제, 기술 봉쇄 등의 공격적 발언을 반복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의 공식 입장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고, 불신이 누적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3. 공식 협상 책임자 지명
중국은 트럼프 본인이 협상에 나서도 좋지만, 정상 간 실질적 합의를 이끌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실무 총괄 인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협상 내용이 정상회담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각국 간 실질적 협상의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대화 의지는 여전… 그러나 현실은 ‘진입장벽’

미국은 협상 시작을 위해 시진핑 주석의 통화 응답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중국은 통화보다는 실질적 전제 조건 충족이 우선이라는 입장입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개입에도 불구하고 협상 개시의 ‘공’은 미국 측에 있다는 중국의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기술전쟁 지속… NVIDIA 제재 여파도 여전

이번 조건 제시 시점은 NVIDIA의 H20 칩 수출 제한 조치 발표 직후와 맞물려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 규제가 단순한 경제 조치를 넘어, 중국의 현대화 자체를 억제하려는 시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이중 메시지’ 역시 민감한 변수입니다.

중국은 “자극하지 않는 이상 군사적 행동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주권 침해 시 반드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중국은 대화를 닫지 않았지만, 과거처럼 밀실에서 합의하는 방식은 더 이상 원하지 않습니다. 이제 중국은 외교 메시지도, 인사도, 방식도 ‘격’을 갖춰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