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덕 변호사의 시사법률] 태형

최미화 기자 2025. 11. 2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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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 원, 아니 수억이나 수십억 원을 사기 치고 몇 년 감옥살이하고 나와서 '배째라'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이렇게 폐지된 태형의 부활을 찬성하는 사람들의 논거야 두말할 필요가 없는데, 제일 앞에서 썼던 것처럼 감옥에 몇 년 다녀오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된 반성을 시킬 수가 없다고 그들은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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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감소 vs 비인도적’ 의견 엇갈려
변해가는 국민 법감정 알 수 없지만
범죄 없는 세상으로 발전해 가기를
권용덕 로앤컨설팅 대표변호사

수천만 원, 아니 수억이나 수십억 원을 사기 치고 몇 년 감옥살이하고 나와서 '배째라'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몇 년 전 감옥에 노래방 시설이 설치되었던 곳도 있었다고 하니, 피해자로서는 분통이 치밀어오를 수 밖에 없고, 차라리 죄인을 두들겨 팼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때 나라에서 범죄자를 대신 두들겨 패주는 것이 바로 태형(笞刑)이다.

세계적으로 수십 개 나라가 태형을 시행 중이다. 싱가포르가 가장 유명한데, 집행관이 도움닫기 해서 후려치는 무시무시한 방식으로 집행을 한다고 잘 알려져 있다. 미국인 청소년이 싱가포르에서 공공질서를 우습게 여기고 물건을 부수고 다니다가 잡혀서 태형으로 벌해진 경우가 있었는데, 당시 미국 정부에서는 공식적으로 비인도적 방식인 태형으로 벌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상당수 미국인은 도저히 말을 안 듣는다면 때려서 벌할 수 밖에 없다는 것에 동의하였다'라는 기사도 본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태형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잘 알 듯 옛날에는 잘못을 하면 사또 앞에서 곤장을 맞았다. 곤장도, 정확히는 장형(杖刑)이라고 써야 하지만, 일종의 태형이다(좁은 의미의 태형은 회초리로 때리는 것만을 뜻한다). 이러한 곤장 맞는 형벌은, 모두 알고 있듯 현대 이후에는 폐지되었다. 이렇게 폐지된 태형의 부활을 찬성하는 사람들의 논거야 두말할 필요가 없는데, 제일 앞에서 썼던 것처럼 감옥에 몇 년 다녀오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된 반성을 시킬 수가 없다고 그들은 주장한다.

필자의 짧은 식견으로 생각해 봐도 사기 범죄 같은 경우 현재의 징역형에 태형을 병과하여 처벌한다면 범죄가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단순히 징역형을 태형으로 교체한다면 '몸으로 때우겠다'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으니 병과하는 것이 맞지 않나 한다).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비인도적이다' 및 '처벌이 두려워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것이 아니다. 죄를 지으면 처벌받는 것을 누구나 알지만 범죄를 저지를 사람은 그래도 저지르지 않느냐' 등의 논거를 댄다. 물론 '범죄자를 때려서 벌하는 것만 비인도적이고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인도적이냐'는 반론도 팽팽하고, '징역형이나 벌금형에 태형을 병과하여 처벌한다면 범죄를 저지르고 싶은 용기가 조금은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반론도 상당하다.

이 지면에서 몇 번 썼던 문장이지만 또 써본다면, 법률은 시대에 따라서 변하는 것이다. 1950년대에는 그 누구도 간통을 형벌로 처벌해야 한다는 것에 의문을 갖지 않았지만, 70년이 지난 현재 간통죄는 폐지되었고 간통은 단순히 민사배상 책임만을 지는 행위로 남았다. 태형도 그렇다. 몇백 년 전 한반도에서는 잘못하면 곤장 맞는 것에 대해 그 누구도 의문을 갖지 않았다. 태형에 대한 국민 법감정이 앞으로 점차 어떻게 변해가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어떻게 변해가든 범죄 없는 세상으로 발전해 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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