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새 휴대폰을 마다하시길래.." 이유를 듣고 바꿔 드리지 못한 날

아버지 휴대폰은 화면이 갈라진 지 오래되었습니다. 큰맘 먹고 새것을 사 드리겠다고 했는데 한사코 마다하셨습니다.돈이 아까우신가 보다 하고 넘겼는데, 나중에 이유를 듣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몇 번을 권해도 손사래를 치셨습니다

명절에 내려갈 때마다 바꾸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버지는 그때마다 아직 쓸 만하다고만 하셨습니다. 화면이 갈라져 손을 베실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결국 제가 매장에 들러 기종까지 골라 놓고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런데도 필요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집에 가서야 들은 이유

주말에 내려가 다시 여쭈었더니 그제야 말씀하셨습니다. 새 기계는 조작법을 다시 배워야 해서 자신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자식에게 물어보는 일이 자꾸 미안해서 그냥 쓰신다고 했습니다. 지금 것은 눈 감고도 아들 번호를 누를 수 있다고도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목이 막혔습니다.

그날 우리가 정한 방법

그날은 결국 휴대폰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대신 갈라진 화면에 보호 필름을 새로 붙여 드렸습니다. 글씨 크기를 키우고 자주 쓰는 번호를 첫 화면에 옮겨 두었습니다. 아버지는 그것만으로도 훨씬 편하다고 하셨습니다. 필요한 것은 새 물건이 아니라 익숙함이었습니다.

부모가 무언가를 마다하실 때는 아까워서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자식에게 번거로움을 주기 싫은 마음이 먼저 앞서기 때문입니다.바꿔 드리기 전에 왜 망설이시는지 한 번 여쭤보면 좋겠습니다. 답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을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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