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적 국가원수 노릇은 그만”… 이스라엘 대통령의 변신
“당신네는 가자 지구 실상 몰라… 초청할 수도”
네타냐후와 ‘한 몸’ 된 것처럼 팔레스타인 비난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헤르초그 대통령은 이날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를 방문해 스타머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하루 전인 9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잔당을 괴멸해야 한다”며 카타르 수도 도하를 폭격한 터라 두 사람의 대면은 시작부터 냉랭할 수밖에 없었다. 카타르는 오랫동안 영국 보호령으로 있다가 1971년에야 완전 독립을 이뤘으며, 지금도 영국과 동맹 관계를 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은 대통령이 상징적 국가원수 역할에 그치는 의원내각제 국가다. 따라서 스타머 총리는 이런 얘기를 이스라엘 정부의 실권자인 베냐민 네탸냐후 총리와 나눴어야지 대통령에게 할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헤르초그 대통령은 ‘의례적인 덕담 말고 진지한 정치적 대화는 삼가야 한다’는 관행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이스라엘 정부 입장을 적극 옹호했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강경 우파이자 시오니즘 민족주의 성향이 짙은 네타냐후 총리와 달리 상대적으로 온건하다. 노동당 출신 정치인으로 사회민주주의와 가깝다. 과거 중도와 좌피를 아우른 정권에서 건설주택부 장관, 관광부 장관, 복지부 장관 등을 지냈다. 2021년 이스라엘 여러 정파 간의 타협으로 임기 7년의 대통령에 당선된 뒤 가끔 네타냐후 내각의 우경화 정책에 쓴소리를 하기도 했으나 대체로 국내 정치와 거리를 둬 왔다. 하지만 2023년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해 민간인 살해와 인질 납치 등 테러를 저지르자 ‘가자 지구 모든 주민들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네타냐후 정부를 편드는 태도를 보여 이슬람 주민들로부터 분노를 사기도 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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