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새 1조 내던진 外人…탄핵 정국 장기화 조짐에 주간 코스피 전망은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 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69p(0.56%) 내린 2428.16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9.61p(1.43%) 빠진 661.33, 원달러 환율은 4.1원 오른 1419.2원에 장을 마쳤다. /사진 제공=미래에셋증권

비상계엄 사태 직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사흘새 1조원이 넘는 물량을 내던진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번주에도 '셀 코리아' 행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해제에 대한 책임론을 추진하면서 탄핵 소추안이 폐기되면서 야당은 될 때까지 발의를 계속 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치 불안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떠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도 '패닉 셀(공포에 따른 매도)'에 지속 동참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주간 코스피지수 전망 밴드로 2420~2550p를 제시했다.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 6일에는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3.69p(0.56%) 내린 2428.16에 장을 마감한 바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탄핵안 부결로 윤 대통령은 직무를 지속할 수 있지만, 야당은 정기국회가 종료되는 오는 10일 이후 임시국회를 열어 탄핵안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며 주식시장 변동성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4~6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과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매도물량이 쏟아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만 지난 4~6일 동안 1조86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는 16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앞서 윤 대통령이 3일 밤 10시20분께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익일 계엄해제 직후부터 열린 장부터 3거래일 동안 벌어진 일이다. 곧바로 2차 계엄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까지 발의되는 등 정치 불안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셀 코리아 행진을 이어갔다. 대외 신뢰도 추락에 따른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 냉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비상계엄 선포 직후 빠르게 진화되는 모습과 함께 정부의 유동성 공급안 발표로 4일과 5일에는 대형주 위주로 매수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탄핵 정국이 가시권에 들었던 6일에는 패닉 셀 모습을 보이며 하루에만 7563억원(코스피·코스닥 합산)어치를 내던졌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2464에서 2428.16까지 내려왔고, 코스닥지수도 677.15에서 661.33으로 하락했다. 장중에는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2400선, 65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전날 진행된 탄핵소추안 표결은 정족수 부족으로 폐기됐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려면 전체 300석 중 3분의2인 200석이 찬성해야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 105명이 표결에 불참했다. 이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될 때까지 탄핵소추안을 지속 발의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탄핵 정국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증시도 당분간 하락 국면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 한국 시장을 무겁게 짓누른 것은 국내 정치 리스크"라며 "탄핵 정국 등 정치 리스크는 외국인 중심 투매 및 관망세를 유발해 단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과거 탄핵 정국 당시를 보면 2004년 노무현 정권 당시 국회 의결이 이뤄지기까지 코스피지수는 1.8%, 코스닥지수는 3.1% 하락했다. 2016년 박근혜 정권 당시에는 국회 의결까지 코스피지수는 변동성이 커졌지만 결국 0.8% 오른 반면 코스닥지수는 4.9% 떨어지면서 2004년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박 연구원은 "시장은 단기 심리 요인을 극복하고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만큼 과거 탄핵 정국별 차별화된 양상을 연출해왔으며, 이번에도 탄핵 정국 진입에 따른 불확실성 소화는 불가피한 상태"라며 "밸류 상 추가 낙폭은 크지 않겠지만 반도체 등 펀더멘탈 우려, 트럼프발 불확실성에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등 정치 불확실성이 더해지며 약세장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비상계엄 선포 당시 뉴욕 외환시장에서 1442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이 기간 9.6원 오른 1423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금융투자협회 고시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5bp(1bp=0.01%p) 오른 2.620%, 국고채 5년물 금리는 27bp 상승한 2.633%,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1bp 오른 2.744%를 나타냈다. 반면 국고채 20년물과 30년물은 1bp, 18bp 하락한 2.647%, 2.561%를 각각 기록하면서 장기물 위주로 금리가 내렸다.

임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