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동 삼사오 주택
삼각형의 부정형 대지에 신혼부부를 위한 맞춤형 거주 공간이 탄생하기까지 작지만, 명확한 선택들이 이어져 삼사오 협소주택으로 거듭났다.
서울의 구도심지 중 하나, 수유동. 동네 공용주차장으로 사용되었던 못난이 삼각형 땅은 이제 신혼부부의 현대적 생활공간을 담은 협소주택으로 탈바꿈한다. 구도심 속에서 아파트의 전형적인 주거 형태를 버리고 현대적 삶의 질을 찾아낸 결과물이다.
삼각형 대지를 공간화할 때, 우리가 삼각형 안에 들어와 있다고 생각하면 매우 불편한 경험을 할 것이다. 이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는 생활에 가장 익숙한 사각형 공간을 만든다. 첫 번째 접근은 예각 모서리의 활용 방안 모색이고, 두 번째는 삼각형 내부에서 최대한 활용 가능한 직교 거주 공간의 크기를 설정하는 것이다. 각 층의 프로그램 배치는 대지의 세 변 중 가장 긴 변을 축으로 설정해 이루어진다. 이 축을 기준으로 각 공간의 비율과 크기를 조정하고, 모서리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며 공간을 배치한다. 생활 공간은 층마다 위계와 활용성에 따라 나눈다.
30대 중반 신혼부부를 위해 설계된 삼사오는 개인 공간과 가족 공간을 함께 고려한 주거 공간이다. 인테리어 ‘카프카디자인’을 운영하는 남편과 출근하는 아내는 서로 다른 생활 패턴을 가지고 있다. 이를 반영해 남편의 아틀리에를 1층에 배치하고, 아내를 위한 코지한 거실은 2층에 두었다. 2층 거실은 원형 식탁과 주방으로 이어지는 정주 공간에 포함되어 부부가 여유롭게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된다. 3층에는 부부의 사적인 생활공간인 침실과 욕실이 자리한다. 부부의 생활에 따라 적층된 각층 프로그램은 나란히 병렬로 연결되어 북측 모서리 계단과 기능적으로 이어진다.
HOUSE PLAN
대지면적 : 82.00㎡(24.80평)
건물규모 : 지상 3층
거주인원 : 2명(부부)
건축면적 : 45.72㎡(13.83평)
연면적 : 127.04㎡(38.42평)
건폐율 : 55.76%
용적률 : 154.93%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9.9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스틸하우스조
단열재 : T140 미네랄울 60K + T75 준불연 비드법보온판 2종1호
외부마감재 : 외벽 - 세라믹타일, 스터코 외단열시스템 / 지붕 - 고내식 고내후성 합금도금강판 싱글락 패널
내부마감재 : 석고보드 위 수성페인트, 타일, 마이크로 시멘트
창호재 : LX하우시스 알루미늄 창호, 삼중유리 (에너지 1등급)
에너지원 : 도시가스
전기·통신 : 성지이엔씨
기계 : 코담기술단
구조설계(내진) : 진구조엔지니어링
시공 : 건축주 직영
공사기간 : 5개월
설계·감리 : 건축사사무소 틔움 (차석헌, 강성진)
삼사오의 정주 공간은 미니멀리즘의 감각을 유지하면서도 아늑함을 제공하는 디자인 요소로 완성된다. 원형 테이블 위의 펜던트 조명은 따뜻한 빛을 발산하며, 그레이톤 패브릭 소파와 목재 원형 테이블은 자연스러운 질감과 심플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을 더한다. 바닥은 마이크로 시멘트로 마감해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이러한 마감재와 가구의 조화는 공간에 안정감과 감각적 만족을 선사한다.
창문 배치는 자연과 도시 경관을 조화롭게 담아내면서 개방감과 프라이버시를 균형 있게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북측으로는 멀리 보이는 북한산을, 동측으로는 도심의 풍경을 프레임에 담아내며, 거주자는 집 안에서 다채로운 외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서측과 북측의 인접 건물로부터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도로 쪽 창문은 최소화하고, 창문이 없는 벽면을 적극 활용했다. 대신 계단실 상부에 천창을 설치하여 1층까지 자연광을 끌어들이고, 3층 침실의 고측창을 통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채광을 확보했다.
협소주택에서 공간을 맞춘다는 것은 거주자의 생활패턴을 반영해 필수 기능을 중심으로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기능은 배제하고, 선택된 프로그램은 거주자의 필요에 맞춰 최적화된다. 이로써 협소한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밝고 쾌적하며 효율성과 편안함을 동시에 충족하는 주거 환경이 완성되었다.
MORE ABOUT : 지속 가능한 스틸하우스 구조
또한 스틸과 철골조를 결합한 장스팬 구조를 통해 2층의 거실과 식탁 공간을 삼각형 대지에 맞춘 넓고 개방적인 오픈 공간으로 구성했으며, 자원 순환과 탄소 저감을 목표로 100% 재활용할 수 있는 포스코의 포스맥 소재 스틸을 사용했다. 해체된 스틸은 다른 건축물에 재조립하거나, 결함이 있는 경우 전기 용광로에서 다시 녹여 폐기물 없이 새로운 스틸로 환원된다. 최근 철강 산업에 도입된 수소환원제철 공정은 기존 석탄 기반 방식을 대체하며, 철강 생산의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건축가 차석헌, 강성진 : 건축사사무소 틔움
‘틔움건축’은 작은 씨앗이 싹 틔우며 나무가 되듯이, 건축을 함께 틔우는 건축가 집단의 이름이다. 차석헌 소장(대표)과 강성진 소장의 보편적이며, 합리적인 건축설계를 바탕으로 일상 속에 새삼스러운 공간 디자인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순간의 생각보다 일상성 및 지속성을, 건축주와 호흡하는 시간 속에서 발현되는 건축어휘와 공간을 소중하게 여긴다. 2015년에 시작된 틔움건축은 하이엔드 주거에서 협소주택까지 폭넓은 주거 분야와 상가주택을 포함한 다양한 건축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02-6449-7880 | www.tiumdesign.com
글 차석헌, 강성진 | 사진 이한울 | 구성 오수현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12월호 / Vol.310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