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가 유튜브 채널 ‘지식 인사이드’에 출연해 탈수의 위험성과 물 섭취에 대한 오해, 그리고 올바른 수분 섭취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수분 부족이 위험한 이유
우리 몸의 약 70%는 물로 구성돼 있다. 모든 생명 현상은 수분 안에서 일어나고, 물은 대사의 매개체 역할을 한다. 탈수는 급성보다 만성 탈수가 더 문제다. 평소에 물을 잘 마시지 않는 생활 습관이 지속되면 피부가 푸석해지고, 피로감, 집중력 저하, 변비, 감정 기복 등이 발생한다. 수분이 10% 이상 부족하면 저혈압, 소변량 감소, 의식 저하 등이 생기고, 20% 부족 시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이러한 만성 탈수는 자각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놓치기 쉽다. 특히 중장년층 여성의 경우 갈증을 배고픔으로 착각해 불필요한 간식을 찾게 되고,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피부 탄력이 저하되거나 안색이 칙칙해지는 등 외형적인 변화도 유발한다.
현대인들은 커피, 녹차, 술, 당분이 많은 음료 등을 물처럼 마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음료는 이뇨 작용으로 수분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기 때문에 탈수를 유발한다. 특히 카페인과 알코올은 물처럼 보이지만 물이 아닌 대표적인 예다.
대표적으로 커피 300ml를 마시면 300ml 이상의 수분이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녹차, 마테차, 에너지 음료, 당분이 많은 탄산음료도 비슷하다. 술은 대사 과정에서 많은 수분을 소모하며, 밤중에 갈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물 대용으로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하루 적정 수분 섭취량 계산법
하루 필요한 수분량은 섭취 칼로리(kcal)와 동일하다. 예를 들어 2000kcal를 섭취한다면 2000ml의 수분이 필요하다. 음식물에 포함된 수분이 대략 800~1000ml이므로, 물로 보충해야 할 양은 약 1000~1200ml다. 물 한 컵이 200ml라면 하루에 5~6잔이 적당하다.
아침 공복에 미지근한 물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신진대사와 순환을 깨우는 데 도움이 된다. 식사 중에는 한 컵 정도는 무리가 없지만, 과하게 마시면 소화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좋은 물, 나쁜 물
수분 보충에 적합한 음료는 보리차, 옥수수차 같은 곡물차나 무카페인 탄산수다. 반면 녹차, 마테차, 우롱차 등 카페인이 들어간 차는 물로 대체할 수 없다. 당분이 많은 음료수도 체내 수분을 빼앗고, 술 역시 수분을 소모하므로 물 대용으로는 부적절하다.
물 맛이 없어 물을 잘 못 마시는 사람이라면 곡차나 탄산수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단, 탄산음료가 아닌 무가당 탄산수를 선택해야 한다. 기호성은 유지하면서 수분 섭취를 늘리는 좋은 방법이다.
물을 너무 많이 마실 경우의 문제

콩팥은 시간당 약 1리터 정도의 수분을 처리할 수 있다. 이 이상을 짧은 시간 안에 마시게 되면 혈액 내 나트륨 농도가 낮아져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하면 뇌부종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실제로 물 빨리 마시기 대회에서 사망한 사례도 있다.
또한 체격이 작고 근육량이 적은 사람, 특히 여성의 경우 하루 3리터에 달하는 많은 양의 차가운 물을 마시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며 온몸에 한기를 느낄 수 있다. 이는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모하게 만든다. 일부 노약자나 만성질환자는 차가운 물 섭취로 위장 기능 저하, 위경련,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물 섭취는 무조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며, 체질과 상황에 따라 적절한 양과 온도를 지켜야 한다.
수분 섭취에 주의가 필요한 사람
심부전, 신부전, 간경화 등으로 체액 조절 능력이 저하된 환자들은 수분 섭취량을 제한해야 한다. 또한, 전립선 비대증, 과민성 방광 등 배뇨 장애가 있는 사람은 야간 수분 섭취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약 복용 시 물 없이 삼키는 잘못된 습관은 약이 식도에 걸려 식도 궤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한다.
물을 너무 많이 마시는 것도, 적게 마시는 것도 모두 건강에 좋지 않다. 하루 5~6잔 정도의 물을 천천히, 자주 마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커피, 술, 카페인 음료를 자주 마시는 사람은 순수한 물 섭취를 더 늘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