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노인이 리어카로 주차된 차량을 긁고 간 사건이 화제다. 차주는 사과와 보상 요구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고, 관대함과 법적 책임 사이에서 다양한 시민 반응이 나오고 있다. 법적, 도덕적 관점에서 이 사건을 분석한다.

주차된 차량 긁고 간
폐지 줍는 할아버지
차주의 딜레마

지난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차량 파손 피해를 입은 차주 A씨가 글을 올리며 딜레마를 토로했다.

A씨는 주차된 외제차가 리어카를 끌던 폐지 줍는 할아버지에 의해 긁히는 사고를 당했지만 피해 보상을 요구할지, 그냥 넘어가야 할지 고민된다는 심정을 밝혔다.

A씨는 자녀와 함께 키즈카페에 들렀다가 카페 인근에 주차한 자신의 차량이 긁힌 채 발견됐다.

CCTV를 확인한 결과, 폐지를 줍는 할아버지가 다른 차량과의 충돌을 피하려다 리어카로 A씨의 차를 긁고 지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경찰에 사고 접수를 했으나 경찰은 “가해자가 변제 능력이 없으면 민사 소송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하며 사건 해결이 쉽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또한 A씨는 "(경찰이) 나한테 은근히 '누군지 찾아볼까요?' 이러면서 내가 '됐다'고 하길 바라는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폐지 줍는 분이 변제 능력도 없을 테니 그냥 넘어가야 하나 싶다가도 한편으론 사과라고 받고 싶다. 폐지 줍는다고 다 형편이 안 좋은 분들인가 싶고. 여러분 입장이라면 어떻게 처리할거냐. 차는 외제 차이지만 비싼 건 아니다"라며 의견을 물었다.

네티즌들의 반응
관용이냐, 참교육이냐

네티즌들은 A씨의 딜레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일부는 관대함을 강조하며 “없는 사람을 쥐어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네티즌은 “괘씸하게 생각하면 마음이 강팍해지지만, 여유가 있으면 관대함을 베풀 수 있다”며 공감을 얻었다.

반면 다른 이들은 최소한 사과는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몇몇 네티즌은 “사고를 방치하면 앞으로도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 자꾸 넘어가니 조심할 생각을 안 하는 것이다"며 사건의 가해자를 찾고 사과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법정으로 간 폐지 줍는 노인의 사고

2020년 대전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폐지를 줍던 노인 B씨가 주차된 아우디 승용차를 긁어 약 100만 원의 수리비 손해를 입혔다.

재판부는 B씨의 경제적 어려움과 장애를 고려했지만 피해자의 처벌 의사가 강한 점을 들어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벌금은 이후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납하며 논란이 마무리됐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상황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딜레마를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사과와 보상이 원칙적으로 중요하지만, 가해자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보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차주와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유사 사건 방지를 위해 폐지 수거와 관련한 사회적 안전망 확충과 가해자 교육도 필요한 시점이다.

A씨의 사례는 개인적 고민을 넘어 사회적 배려와 법적 처벌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논의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