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타자가 9번 타순에 배치됐다. 5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설종진 감독이 발표한 키움 선발 라인업에서 브룩스는 최하단 9번 좌익수로 이름을 올렸다.
통상 장타력과 해결사 역할을 기대하며 중심 타선에 배치하는 외국인 타자를 9번까지 내린 건 이례적이다. 설종진 감독은 "상대 투수가 왼손이기도 하고, 요즘 컨디션이 좋지 않다. 하이볼에 많이 건들다 보니 밸런스가 깨진 것 같고, 본인도 서두르는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브룩스가 어떤 선수였냐면

트렌턴 브룩스는 지난해 12월 키움과 총액 85만 달러에 계약했다. 연봉 70만 달러에 옵션 15만 달러 구조다. 영입 당시 키움이 기대한 건 AAA에서 보여준 선구안과 컨택 능력이었다.

트리플A 통산 출루율 0.382, 2025년 트리플A에서 볼넷과 삼진 비율이 거의 1대 1일 정도로 눈이 좋은 타자라는 평가였다. 다만 MLB에서는 통산 37경기 타율 0.136, 1홈런에 그쳤던 터라 KBO 적응이 관건이었다.
그런데 현실은

올 시즌 성적표를 보면 타율 0.235, 홈런 0개, 타점 13개, OPS 0.605다. 홈런이 아직 단 한 개도 없다는 게 핵심이다. 키움 팬들이 "브룩스 교체하라", "이렇게 못하면 버려야 한다"는 말을 달고 사는 이유가 여기 있다.
외국인 타자에게 가장 기대하는 게 장타력인데 시즌이 한 달 넘게 지나도록 홈런 0개라는 건 팬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5일 경기에서도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게시판에는 "브룩스 빨리 치워줬으면 좋겠다", "브룩스 9번인 건 슬슬 내심한계라는 거죠"라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그래도 키움은 버리기 어렵다

문제는 키움 사정상 쉽게 교체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팬들 사이에서 "브룩스 나가면 대안이 있냐"는 말도 함께 나온다. 와일스는 어깨 통증으로 이미 이탈했고, 알칸타라가 선발 자리를 지키는 상황에서 외국인 타자까지 교체하면 전력 공백이 커진다.
키움은 재정적으로 다른 팀처럼 몸값 높은 대체 자원을 바로 수혈할 형편도 안 된다. 그래서 나오는 말이 "팀에 돈이 없어도 이 정도면 결단을 내려야 하는 거 아니냐"는 것이다. 9번 타순 강등이 각성의 계기가 될지, 아니면 교체의 신호탄이 될지가 이제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