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역대 최대 실적에도 쏟아진 우려…2분기 낙관 어렵다

/ 사진 제공=LG

LG전자가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컨퍼런스콜에선 우려 섞인 질문이 쏟아졌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물류비 상승, 미국 관세 부담, 반도체 수급난, TV·PC 사업 수익성 회복 여부 등 하반기 실적을 흔들 수 있는 변수가 많아서다. LG전자는 구독 사업과 플랫폼 서비스 등 질적 성장을 견인하는 사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재차 강조했다.

"해상 물류비 10% 증가…관세 부담도 늘 것"

29일 LG전자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3조7272억원, 영업이익은 1조673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4.3% 늘었고 영업이익은 32.9% 개선됐다. 증권가 전망치를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다. 시장이 전망한 LG전자의 1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23조3177억원, 영업이익 1조3819억원 수준이었다.

예상 이상의 깜짝 실적에도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2분기와 하반기 실적과 관련해 우려 섞인 질의를 이어갔다.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물류비 상승,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 반도체 수급 부족 등 여러 악재가 겹쳐 있어서다. 1분기 실적은 가전과 전장, 기업간거래(B2B) 사업 확대 효과로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2분기 이후의 수익성은 낙관할 수 없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물류비 부담과 관련한 질의에 LG전자는 “전체 해상 물동 가운데 중동향 비중은 5% 내외로 절대 비중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중동 주변 해역을 거쳐가는 유럽 물동의 경우 대체 루트인 희망봉 루트를 사용하고 있어 직접적인 물동 차질은 없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LG전자는 물류비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LG전자는 “선사로부터 전쟁 할증료를 요구받고 있으며 전쟁·유류 할증료 등으로 전체 해상 물류비가 기존 예상보다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현지 생산공장을 포함한 현지 조달 물량 대응 확대, 최저가 선사 물량 확대, 대체 루트 검토 등으로 물류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관세도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가 철강·알루미늄 원재료 관세를 완제품 기준 25% 관세로 전환하고 멕시코산 제품에도 적용하기로 한 방침과 관련해서는 “이러한 변경으로 관세 부담이 기존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는 당사뿐 아니라 멕시코 생산 거점을 두고 미국으로 도입 판매하고 있는 로컬 브랜드들도 같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의 2026년형 LG 올레드 에보. / 사진 제공=LG전자

다만 회사는 관세 정책이 시행되더라도 전체 실적에 미치는 추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LG전자는 “북미 시장에 대해 다양한 생산지와 공급 구조를 이미 구축하여 물동 운영을 하고 있어 해당 정책이 시행되더라도 전체 실적에 미치는 추가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랜 기간 동안 관세 및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해 온 경험이 있어 단기적인 비용 변동성이 있더라도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대응 체계와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세 부담을 낮추기 위한 대응 방안도 제시했다. LG전자는 “제품 믹스 및 가격 전략의 탄력적 운영, 공급망 운영의 효율화, 지역별 생산 조달 옵션의 유연한 활용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 실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산지 운영과 관련해서는 “역내 생산지 운영을 포함한 생산지별 물량 조정은 글로벌 공급 유연성과 향후 관세 방향에 맞춰 검토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급 문제 지속시 판가 추가 인상 불가피"

반도체 수급 부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LG전자는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급증으로 TV, 모니터, PC 등 MS본부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AI 서버 수요의 급증에 따라 TV, 모니터, PC 등 당사 제품의 반도체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시장이 예상을 뛰어넘는 슈퍼 사이클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고 공급상의 제약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제품별로 보면 TV나 모니터의 경우 상대적으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나 가격 상승의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반면 PC 제품군은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상황이다. LG전자는 “메모리 비중이 높은 PC 제품군의 경우 업계 전체가 동일하게 큰 원가 상승 부담을 받고 있다”며 “15%에서 20% 수준의 판가 인상을 이미 적용했고 메모리 가격이 계속 폭등하게 되면 추가 인상도 불가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LG전자의 2026년형 LG 그램. /사진 제공=LG전자

LG전자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주요 메모리 제조사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주요 메모리 제조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필요한 물량을 확보해내고 공급망 안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주요 협력사와 공급 업무협약(MOU) 체결, 공급선 다변화, 부품 이원화, 공급 업체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선행 재고를 확보하는 등 공급망 안정화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핵심 사업의 실적 개선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솔루션(MS) 본부에 대해서는 매출 성장과 손익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내걸었다.

LG전자는 “차별화된 제품 리더십 기반의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고객 가치 제고와 매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원가 측면에서 저원가 국가의 제조 생태계를 적극 활용해서 중국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원가 구조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 “수익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서 전년도 고정비 절감 노력에 이어 더욱 강도 높은 운영 효율성 제고를 통해 비용 구조 개선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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