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공매 쏟아진 부평 '아이즈빌아울렛'…상인들 “슬럼화 우려” 한숨

박해윤 기자 2026. 2. 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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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年 수백만명 찾던 상권 중심
침체 가속화…수년 새 공실 늘어
상가 200여개 중 150개 일괄 공매

'복합시설 신축' 조건부 의결에도
구 “건축허가 등 후속 절차 없어”
▲ 부평구 청천동 아이즈빌아울렛은 지난 2003년 연면적 약 2만6500㎡에 지상 7층 규모로 문을 열었다. 당시 패션 아울렛과 영화관을 접목시킨 복합 쇼핑공간으로 주목받았지만, 20여년이 흐른 지금 공실과 폐업으로 상권 침체를 맞았다. /박해윤기자

20여년 전 영화관이 결합한 인천 최고 규모 아울렛으로, 부평구 쇼핑 중심지로 자리 잡았던 아이즈빌아울렛이 급격한 상권 위축 속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근 약 150개에 달하는 상가가 공매 물량으로 쏟아지며, 상권 전반의 슬럼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여전히 이곳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자영업자들의 한숨도 덩달아 깊어진다.

8일 인천 부평구 청천동 아이즈빌아울렛. '창고 대방출', '전 품목 세일' 등의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던 1층 상가들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집기 정리가 모두 끝나 텅 빈 매장부터, 물류 상자만 빼곡히 쌓인 매장까지. 넓게 트인 통로를 따라 적막한 분위기만 감돌았다.
▲ 쇼핑 중심지로 자리 잡았던 인천 부평구의 한 아울렛이 급격한 상권 위축 속에 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8일 한 상인이 상점 앞을 정리하고 있다. /박준엽 수습기자 jun010209@incheonilbo.com

아이즈빌아울렛에서는 최근 1~7층 상가 총 150개 호실이 일괄 공매에 부쳐졌다. 아이즈빌 전체 점포 200여개 중 절반이 넘는다. 현재 공매는 여러 차례 유찰을 거듭한 상태다. 공매는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이 체납·채무 등을 이유로 부동산을 강제 매각하는 절차다.

이 같은 대규모 공실은 생업을 이어가고 있는 일부 상가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이즈빌 개장 초부터 의류 매장을 운영해 온 20여년 경력의 상인 A씨는 "아이즈빌은 당시 '네오씨네플렉스'라는 영화관이 들어선 아울렛이었다"며 "연간 관객 수가 수백만 명에 달했고,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사람이 넘쳐났다. 1층 의류 매장 중에서는 전국 1등 매장이 나올 만큼 상권이 활발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수년 사이 공실이 늘고 상인들이 빠져나가면서 상황은 급격히 달라졌다.

A씨는 "지난해에는 전기요금이 밀리면서 단전 얘기까지 돌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만 봐도 안 간다, 몰락했다 이야기가 넘쳐난다"며 "아직 상인들이 많은데도 전체가 슬럼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침체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 상태로 장사를 계속할 수 있을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 인천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아이즈빌아울렛의 전기요금 체납 사실이 확인됐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다 2년여 전 점포를 정리한 B씨도 "상가 매물은 계속 나왔지만 매매나 임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졌다"며 "건물 자체도 노후화됐고, 상인들 사이에서는 재건축 외에는 답이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인천시와 부평구 등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아이즈빌부평 측은 아울렛 부지를 지하 4층·지상 45층 규모의 오피스텔이 포함된 복합시설로 신축하기 위해 시 건축경관공동위원회 심의를 받았다.

당시 조건부 의결이 났지만, 이후 구 건축허가 절차는 밟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초에는 도심 복합개발 등 사업 방식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 관계자는 "건축 심의 이후 허가 절차는 따로 밟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도심 복합개발 관련 문의가 오긴 왔지만, 정식으로 접수된 서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이즈빌 사업본부 관계자는 추후 계획에 대해 "담당 직원이 최근 퇴사해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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