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 이어 메리츠까지 선보인 새 영업 플랫폼...이유를 알아보니

(사진=롯데손해보험, 메리츠화재 각사 제공)

메리츠화재가 지난 달 N잡러를 위한 새 영업 플랫폼 '메리츠 파트너스'를 공식 출범하며 보험설계사가 되고 싶어하는 이들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 롯데손해보험에서 신개념 영업 플랫폼 '원더(wonder™)'를 출시하며 전국민 보험 영업시대를 선언하기도 했다.

보험사가 대면 영업채널을 운영하려면 기본적으로 일 할 공간이 필요하다. 그러면 고정적으로 임대료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새로운 영업 플랫폼을 구축하면 별도의 영업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고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영업이익 증대에 도움될 수 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원더를 통해 임대료 등 각종 간접사업비 및 고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설계사에게는 최고 수준의 혜택을 제시하고 고객에게는 경쟁력있는 보험상품을 제공하는데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능동적인 활동을 장려하고자 원더에 게임화 요소(게이미피케이션)를 도입, 설계사가 자체적으로 미션이나 퀘스트를 수행해 계약을 체결하면 이에 따른 보상을 주기로 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사무실 출근이나 특정 플랫폼을 거칠 필요없이 지원자의 상황에 맞는 소통방식으로 업무를 지원한다"며 "기존 설계사와 달리 시간과 장소를 자유롭게 택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언급했다.

사실 이같이 공간적 제약을 없앤 영업채널은 생명보험사에서 10여년 전부터 도입했었던 시스템이다. 삼성생명이 지난 2011년 '설계사 파트너' 시스템을 구축한 이래 2012년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에서 '디지털 어드바이저 제도'를 도입하며 디지털 활용에 앞장섰다. 근래에는 2020년 한화생명이 선보인 'LIFE MD'가 있었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안착하지 못하고 규모가 줄어들거나 운영을 중단하기에 이르며 대중의 관심 속에서 멀어졌다. 그럼에도 손해보험사에서 다시 디지털을 표방한 영업 플랫폼을 선보인 것은 생보사와의 영업환경이 달라 성공 가능성을 높이봤다는 평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망을 담보로 한 고액보험상품보다 의무보험이나 중저가형 상품이 많은 손보사가 이같은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대면보다 비대면에 익숙해진 영업환경도 이같은 플랫폼이 다시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보인다. 20~30대 젊은 층의 경우 보험 가입 시 지인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주도적으로 상품을 비교하고 선택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같은 환경 속에서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롯데손보와 메리츠화재는 많은 준비와 노력을 기울였다.

롯데손보는 2019년부터 원더 개발을 본격 추진, 4년의 개발기간동안 약 400억원을 투입해 복잡한 장기보장성보험의 담보와 설계결과, 인수지침과 담보별 연계조건 등 모든 과정을 모바일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구현했다. 장기보장성보험의 비중이 높은 회사 상품 포트폴리오를 염두에 둬서다. 또 지난해 10월 명칭 공개 및 시연행사를 진행하며 사전에 개선점과 문제점 등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다.

메리츠화재는 다양한 유형의 지원자가 참여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며 피드백을 거쳤다. 지원자들은 설문조사를 통해 시간 대비 높은 소득, 자유로운 시간 배분 등이 매력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보험에 대해 생소한 이들이 자격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탑재한데 이어 설계사가 된 이후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롯데손보는 원더 담당팀과 설계 매니저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메리츠 파트너스를 관리할 인력을 신규로 지속 채용하고 있으며 기존의 TA(전속채널) 매니저를 활용해 교육에 투입하고 있다.

원더는 강의 콘텐츠를 세분화해 기본강의부터 족집게 강의까지 양과 질을 높이는데 초점을 뒀다. 모의고사 풀이 기능과 오답노트 기능, 실제 시험 환경 적응을 돕는 타이머 기능을 추가하고 틀린 문제와 해당 문제 관련 풀이를 제공하면서 합격률을 제고하고 있다.

또 고객이 본사 관리자를 통하지 않고 앱을 통해 직접 설계사 코드 등록(위촉)을 할 수 있도록 해 시험 합격 후 바로 영업활동이 가능하다.

메리츠 파트너스는 전담 멘토 시스템을 구축, 모든 과정을 1대1로 케어한다. 손해보험 자격시험 준비부터 설계, 상품 계약까지 전 과정에 걸쳐 멘토가 지원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보험에 대한 기본 교육부터 심화 교육까지 설계사 자격시험 합격을 돕기위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원더는 설계사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앱과 설계사에 위촉된 이후 사용할 수 있는 영업지원 앱으로 구분한 것이 특징이다. 설계사 자격에 응하고자 하는 이들은 앱스토어나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원더 앱을 다운받을 수 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민감한 고객정보를 다루는 만큼 보안을 위해 외부망과 내부망으로 망분리를 할 목적으로 앱을 구분했다"며 "고객 등록, 관리, 상품 설계 등 핵심적인 기능은 그동안 회사 데스크탑 등에서만 사용 가능했으나 영업지원 앱을 통해 개인 휴대폰에서도 그 기능을 활용,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보험영업을 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메리츠 파트너스 앱 출시를 위한 마지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원더처럼 앱스토어 등을 통해 개인 휴대폰에 앱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