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과 아웃도어] 산행 보온병 최강자는?

조경훈 2024. 9. 26.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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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온병 테스트
스탠리·써모스·지그 비교

국립공원 대피소나 캠핑장이 아닌 곳에서의 화기 사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산에서 컵라면을 먹기 위해서는 보온병이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산행에 적합한 보온병은 어떤 것이 있을까? 현재 시중에서 판매 중인 보온병은 꽤 다양하다. 또한 각 브랜드는 아웃도어 활동에 최적화된 보온병 라인을 출시하고 있다. 이 중 3종의 보온병을 선정했다. 브랜드는 스탠리, 써모스, 지그이다. 세 가지 제품 모두 500ml 용량이며, 밀폐형이다.

온도 측정 장비

포원밀리언 방수 스마트온도계 PT11 WT

고감도 탐침센서(스테인리스 304 탐침)가 적용된 제품이다. 요리할 때나 물 온도를 파악할 때 주로 사용한다. -50℃~300℃까지 온도 측정이 가능하다. 기본적인 방수기능이 탑재되어 있지만 본체 자체를 물속에 30분 이상 담글 시에는 제품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 따라서 탐침만 액체에 담가서 측정하는 것을 권장한다. 표시된 온도를 고정하는 기능과 LED라이트도 탑재되어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해 개봉 당시의 측정 온도를 고정하고 사진으로 쉽게 담을 수 있었다.

등산용 보틀 시즌 2, 500ml

아웃도어 전문가가 기획한 등산 전용 보온병이다. 겨울철 장갑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보온병을 잡기 쉽도록 바디링 부분이 '미끄럼 방지 소재'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울퉁불퉁한 등산로에 보온병을 떨어트려도 흠집이 나지 않도록 바닥커버를 튼튼하게 보강했다. 바디링과 바닥커버는 탈부착이 가능하다. 내부에는 분리 세척이 가능한 더블 스크루 마개로 되어 있다. 또한 보온병 내·외병은 SUS 304(18-8 스테인리스강)로 만들어졌다. 보통의 스테인리스 제품과 달리 새 제품이라도 연마제 제거 작업이 필요 없다.

가격 : 4만4,000원

젬스톤 IBT, 500ml

1908년부터 물통 관련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스위스 SIGG사의 보온병이다. 몸체의 겉과 안 사이에 진공을 만든 이중벽 구조가 특징이다. 특수한 스피닝 기술을 적용해 몸체 내부를 만듦으로써 무게를 30% 가량 감소시켰다.

또한 고정밀 용접기술을 통해 내부의 진공 공간을 줄임으로써 크기를 최소화했다. 표면을 엠보싱 라인 처리해 제품의 강성을 높였다. 설명서상 보온 효과는 12시간, 보냉 효과는 20시간 지속된다.

가격

: 3만6,000원

어드벤처 투고 진공 보온병 17oz

미국 캠핑용품 제조업체인 스탠리에서 만든 아웃도어 전용 보온병이다. 스탠리는 세계 최초로 스테인리스스틸 진공 물병을 발명한 회사이기도 하다. 이 제품 역시 스탠리 특유의 이중벽 진공 기술이 적용되었다. 또한 물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스크루 마개 덕분에 물이 튀거나 한 번에 쏟아지지 않는다. 제품 전면에 해머톤Hammertone 코팅이 되어 있다. 해머톤 코팅은 일명 '분체도장'이라고도 하는데, 긁힘 방지 효과가 좋으며, 손으로 잡아도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스탠리만의 독특하고 강인한 질감이 아웃도어에 잘 어울린다. 설명서상 보온 효과는 15시간, 보냉 효과는 20시간 지속된다.

가격 : 4만8,000원

실험 방법

보온병의 온도 변화를 실험하기 위해 100℃까지 끓인 물을 각 보온병에 동시에 담았다. 이후 3시간, 6시간, 9시간 뒤 온도 변화를 측정했다. 실험 당시 실내 온도는 약 25℃였으며, 보온병 내부 온도 역시 동일하게 만들었다. 좀더 정확한 측정을 위해 개방과 동시에 확인된 온도를 고정한 상태로 촬영했다. 온도 측정은 실내에서 진행했기에 실제 야외에서 사용할 경우 결과가 상이할 수 있다.

실험 결과3개의 보온병 중 보온 성능이 가장 뛰어난 것은 '써모스'의 '등산용 보틀 시즌 2' 제품이다. 최종 온도 차이가 약 25℃였다. 시간대별 결과에서도 보온력이 가장 좋았다. 다른 제품에 비해 무게가 가벼웠음에도 보온 성능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두 번째는 '지그'의 '젬스톤 IBT'였다. 첫 3시간 후에는 써모스와 비슷한 보온력을 보여 줬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점점 벌어졌다. 하지만 최종 결과인 72.4℃는 준수한 보온력을 보여 준다. 참고로 해당 제품은 써모스 제품보다 1만 원가량 저렴하다.

세 번째는 '스탠리'의 '어드벤처 투고 진공 보온병'. 최종 온도 차이는 30.9℃를 기록했다. 하지만, 스탠리의 보온력은 간단한 산행에 큰 무리가 없을 정도다. 세 가지 제품 모두 개인의 취향과 가격에 따라 선택이 갈릴 뿐, 보온병의 역할은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다.

보온병 관련 다양한 꿀팁!

1

산행용으로는 밀폐용 보온병이 적합하다. 왜냐하면 준밀폐형의 경우 산행 중 물이 샐 수 있기 때문이다. 보온 성능 역시 밀폐형이 비교적 우수한 편이다.

2

케이스나 디펙을 활용해 보온 성능을 높일 수 있다. 몇몇 브랜드는 자사 제품 전용 케이스를 판매하기도 한다. 두꺼운 양말을 보온병에 뒤집어씌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3

보온 성능을 높이기 위해 보온병을 미리 데우자. 1차 뜨거운 물로 보온병 내부 온도를 높인 후, 2차 뜨거운 물을 채우면 보온력이 훨씬 증가한다.

4

갓 끓인 물을 넣어라. 아무리 보온 성능이 좋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식기 마련이다. 최대의 보온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팔팔 끓는 물을 넣는 것이 가장 좋다. 산행 전, 휴대용 버너와 코펠을 활용해 물을 끓여 보온병에 옮겨 담자.

5

보온 성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세척'이다. 비슷한 성능이라면 세척이 편한 속마개가 분리되는 보온병을 추천한다. 속마개가 분리되지 않더라도 세척이 용이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보온병을 대체할 수 있을까?

불 없이 조리하는 발열도시락

비화식 발열도시락은 별도의 취사도구 없이 자체 발열체를 활용해 음식을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3~4년 전만 해도 보기 어려웠던 비화식 발열도시락은 코로나 이후 친환경 가치관을 가진 젊은 세대가 산으로 유입되면서 보편화되었다. 화기 사용이 불가능한 국내 등산 환경에서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다.

비화식 발열도시락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찬물을 부어 발열시키는 방식과 끈을 잡아당겨 가열시키는 방식이다. 군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전투식량'과 유사한 형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발열도시락이 대중화되면서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제품과 맛 역시 다양해졌다. 대체로 오프라인 마트보다는 온라인에서 구매가 편하다. 가격은 개당 4,000~7,000원 선으로 형성되어 있다. 다만, 국립공원 내에서 발열도시락을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국립공원 내의 발열체 이용은 '완성된 식품을 단순 가열하는 용도'에 한해서만 허가된다. 국, 찌개, 라면 등을 발열체를 이용해 조리하는 경우에는 국립공원 내 금지행위인 '취사'에 해당하기에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다시 말해, 핫앤쿡 같은 완성품 발열도시락, 보온병에 담아온 뜨거운 물로 만든 컵라면, 뽀글이는 가능하지만, '바로쿡' 같은 용기에 발열체를 사용해 봉지라면을 끓이는 '조리'는 금지된다는 의미이다. 국립공원에서는 '자연공원법' 제27조에 근거해 '지정된 장소 밖에서의 취사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월간산 9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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