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은 하루, 나머진 알바하세요” 대학들 유학생 쟁탈전

지난달 15일 경기 북부에 있는 A전문대 매점. 벽면 한쪽에 ‘CCTV 촬영 중. 절도 적발 시, 민·형사상 처벌’이란 경고문이 한국어 외에 영어, 몽골어, 베트남어, 우즈베크어로도 붙어 있었다. 이 대학의 외국인 학생 수는 전교생의 41%인 5092명(작년 기준). 주요 사립대인 연세대(4740명), 고려대(4471명)보다도 많다. 이렇게 외국인 유학생들이 몰린 큰 이유는 일주일에 학교를 1~2일만 나올 수 있도록 대면 수업을 특정 요일에 몰아주기 때문이다. 한국보다 경제 수준이 낮은 국가 출신이거나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수업이 없는 다른 요일에는 아르바이트에 집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대학은 대학가에서 “유학생을 뺏어가는 ‘납치’ 학교”로 악명이 높다. 네팔 출신 한 유학생(22)은 “원래 충북에 있는 대학을 다니다가 지인 소개로 일하기 수월한 이 학교로 옮겼다”고 했다. A대 관계자는 “맞춤형 수업이 입소문나면서 외국인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온 것”이라고 했다.

5일 본지가 ‘대학알리미’의 외국인 유학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A대처럼 지난해 외국인 비율이 전체의 40%가 넘는 대학은 전국에 총 8곳이었다. 이 중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대학도 5곳이나 됐다. 갈수록 줄어드는 국내 학생 수 영향으로 신입생 모집난과 경영난을 겪는 대학들이 유학생 유치로 버티는 것이다. 올해 국내 6~21세 학령인구(678만여 명)는 10년 전보다 22% 줄어들었다. 이런 와중에 외국인 유학생 비자 발급도 잘 나오지 않자, 다른 대학의 외국인 학생까지 빼앗는 쟁탈전이 벌어진 것이다. 부산의 한 대학 관계자는 “우리 대학 학생으로 비자를 받고 입학했다가 다른 대학으로 옮긴 외국인 학생이 3년 전부터 매년 10명 정도 된다”고 했다. 충남의 한 전문대 총장은 “‘편법 수업’ 학교들 때문에 우리처럼 정직하게 주 4일 수업하는 대학만 손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경기 용인의 B대학은 내국인 학생이 410여 명인 반면, 외국인 유학생은 1940명(작년 기준)에 달했다. 이 대학은 “몇 년 전까지 폐교를 걱정해야 할 만큼 재정이 어려웠는데, 총장이 직접 해외로 나가 외국인 학생들을 유치해 재정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이 대학은 재작년과 올 3월 “학생들이 출입국사무소의 불법 아르바이트 단속에 걸려 벌금 처분을 받았다”면서 “단속에 걸리면 추방당할 수 있다”는 경고 안내문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어 능력 등에 따라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다르고 배달 대행과 같은 특정 업종에선 일할 수 없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C대학은 중국인 유학생 110여 명이 가짜 미국 대학 졸업장을 이용해 편입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올 초 법무부 조사를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대학 측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만 급급해 학생 서류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명을 유치하고, 이들을 해당 지역에 정주시키겠다’는 내용을 목표로 한 ‘스터디 코리아 300K 프로젝트’를 2023년부터 추진해왔다. 이에 외국인 유학생은 2023년 22만6507명에서 올 3월 32만6385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졸업 후 국내에서 제대로 취업한 이들은 13.8%에 불과하고, 유학생 출신 불법 체류자만 10년 새 5배 넘게 늘었다(2024년 기준).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외국인 유학생이 대학에서 제대로 교육받고 지역에 필요한 인재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가 관련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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