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자동차… 바퀴 달린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 온다 [심층기획]
기아 준대형 전기차 EV9 본격 SDV 표방
조건부 레벨3 수준 자율주행 국내 첫 구현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통해 최신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완전변경 모델
차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탑재
현대차그룹 2025년까지 SDV 전환 선언
테슬라·폭스바겐 기술 고도화 집중 투자
도요타 ‘차 두뇌’ 아린 2025년 실용화 목표
원하는 소프트웨어 기능 선택 구매 가능
개인 취향 맞춤형 사양 위주 상품 구성
“옵션 선택권 고객에 돌려주는 게 핵심”

언뜻 스마트폰이 떠오르지만 요즘 출시되는 차량에도 적용되는 설명이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이동을 위해 머무는 공간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며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산업에서는 차량 내 소프트웨어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스마트폰처럼 차량에 편의기능 장착
16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들은 주행 성능과 승차감 등 하드웨어 기능이 중심이 되는 차량에서 운전자에게 경험을 전달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기아의 준대형 전기차 EV9은 소프트웨어에 집중해 개발한 본격적인 SDV를 표방하고 있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으로 핵심부품뿐 아니라 주요 편의기능까지 클라우드 서버와 차량 간 무선통신을 이용해 최신화할 수도 있다. 그동안 현대차·기아의 일부 모델에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실시되긴 했지만 EV9은 단일화된 제어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적용돼 업그레이드를 더욱 효과적이고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완성차 소프트웨어 경쟁 사활
차의 성능이 소프트웨어로 결정되는 SDV의 시대에는 차량 판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발전하는 사용자 경험을 끊임없이 최신화해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전통적인 자동차 판매구조와 수입원이 바뀌는 것이다. 완성차 업계가 정보기술(IT)로 영역을 넓히며 소프트웨어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8월 모빌리티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인수하고 18조원을 투자해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를 설립하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커넥티비티·자율주행 등 신사업 관련 기술 개발과 스타트업·연구기관 대상 전략 지분 투자, 빅데이터 센터 구축 등에 투자한다.
처음부터 SDV로 시작한 테슬라는 OTA를 통해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익을 실현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을 빠르게 도입한 덕분에 고객의 운전 습관, 유지 보수 상태, 도로 교통 상황 등 다양한 데이터를 쌓아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2020년 차량용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를 위해 자회사 카리아드를 설립하고 2026년까지 300억유로(약 40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차량 운영체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폭스바겐의 모든 차량을 공통된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로 연결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전자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벤츠는 2025년 개발, 생산, 서비스 등을 모두 연결한 전용 운영체제 ‘MB.OS’를 선보일 계획을 발표했다. 벤츠는 소프트웨어가 미래 자동차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2025년까지 연구·개발 예산의 25%를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2018년 소프트웨어 부문 자회사인 우븐플래닛홀딩스를 설립해, 차의 두뇌에 해당하는 차량용 기반 소프트웨어 아린을 2025년 실용화를 목표로 독자 개발 중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은 빠른 업데이트를 통해 차를 바꾸지 않고도 신차를 산 것과 유사한 성능을 경험할 수 있어 충성고객 확보에도 유리하다”며 “완성차 업체의 SDV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자동차 판매 시장이 소프트웨어 시장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 구독형 서비스 소비자 호응 얻을까
차량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면서 자동차 옵션을 구독하는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차량 구독 서비스가 소비자들이 호응을 이끌어내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 라이팅 패턴, 스트리밍 플러스 기능을 구매 대상으로 하고 있다. FoD를 통해 구매한 상품은 기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월간 단위 결제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EV9에는 향후 영화, 게임, 화상회의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상품을 비록해 개인화 흐름에 맞춰 디스플레이, 사운드, 라이팅 등 고객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상품도 FoD로 제공될 예정이다.
FoD의 범위와 관련해 현대차그룹은 “차량의 안전과 직결된 기능은 FoD 범위에 포함시키지 않을 계획”이라며 “옵션 사양의 선택권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것이 핵심인 만큼, 사용 빈도가 높은 기본 편의 기능 역시 FoD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EV9이 차량의 주요한 기능보다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 영역에 가까운 사양 위주로 FoD 상품을 구성한 것은 소비자의 저항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테슬라는 핵심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FSD(완전자율주행)를 미국에서 구독 서비스로 도입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FSD 기능을 제한 없이 사용하기 위해 한번에 1만5000달러(약 2000만원)를 지불하거나 매달 99∼199달러를 내는 방식이다.
지난해 BMW그룹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열선 시트 등의 FoD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가 국내 출시는 하지 않는 것으로 마무리됐고, 메르세데스-벤츠는 후륜 조향 기능 등을 구독 서비스로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며 소비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미 차량에 장착해 판매한 뒤 추가 비용을 내는 사람에게 해당 기능을 활성화해주는 방식이 거부감을 일으킨 것이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 구독 서비스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기 때문에 개발 비용 대비 효과적이다.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와 이종 업체와의 협업 등 수익 모델 확장도 꾀할 수 있다. 결국 소비자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품목 위주로 구독 서비스가 계속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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