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 황의조' 피해자는 합의를 거절했다! 항소심 결과는?

황의조 사건은 2023년 여름 세상에 드러났다. 시작은 황의조가 자신의 형수를 고소하면서였다. 그는 사생활 사진과 영상을 유포했다며 문제를 제기했지만, 수사 과정에서 정작 본인이 여성 두 명과의 성관계 장면을 동의 없이 4차례 촬영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 영상 일부가 온라인에 퍼지며 피해자들은 극심한 2차 피해를 호소했고, 사회적 파장은 컸다.

2025년 2월 1심 재판부는 황의조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20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을 명령했다. 검찰이 징역 4년을 구형한 것에 비하면 크게 낮은 형량이었다. 재판부는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한 점, 상당한 금액을 공탁한 점, 직접적인 유포에는 가담하지 않았다는 점을 참작했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전적 배상은 원하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엄정한 책임”이라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했다.

항소심을 앞두고 피해자 A씨는 거액의 합의금 제안을 받았으나 단호히 거절했다. 1심 당시 황의조가 2억 원을 공탁한 바 있으니, 이번 제안은 수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A씨는 변호인을 통해 “처음부터 금전적 보상을 바란 적이 없다. 2차 피해를 법원이 인정해 달라”고 다시 목소리를 냈다. A씨 측이 밝힌 2차 피해의 구체적 정황은 섬뜩하다. 황의조가 유포자와의 합의를 종용했고, 유포자 가족에게 개인정보를 흘렸으며, 언론에 신상 정보가 담긴 보도자료가 배포되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유포자 변호사비를 지원하면서 피해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취지의 반성문을 언론에 유포하게 했다는 주장까지 담겼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차이를 봐야 한다. 합의와 공탁은 다르다. 합의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의 뜻을 확인하고 책임과 용서를 주고받는 관계적 행위다. 반면 공탁은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법원에 돈을 맡기는 절차에 불과하다. 따라서 피해자가 “받지 않겠다”고 일관되게 밝혔는데도 공탁을 양형 사유로 크게 반영하는 건, 피해자 보호라는 형사정책적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선수의 일탈을 넘어 사회적 맥락을 갖는다. 디지털 성범죄는 ‘한 번 찍히면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는 특수성이 있다. 피해자가 입는 심리적 타격은 장기간 이어지고, 재유포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 그래서 2차 피해가 양형에서 핵심 변수로 작용해야 한다. 또 황의조가 국가대표 출신, 스타 플레이어라는 점은 공적 영향력을 고려해야 하는 맥락으로 연결된다. 검찰이 구형에서 “양형 기준의 사회적 영향”을 강조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스포츠계 역시 자유롭지 않다. 구단과 협회, 리그 차원에서 선수 행동강령과 징계 기준을 재점검해야 한다. 디지털 성범죄 예방 교육, 동의 교육, 위기관리 매뉴얼도 필수적이다. 대표팀은 선발 기준을 윤리적 자격과 함께 설정해야 하고, 미디어는 사건을 다룰 때 피해자 보호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항소심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1심에서 무죄가 난 일부 공소사실(영상통화 녹화)의 판단이 바뀔 수 있을지. 둘째, 황의조의 반성과 공탁이 진정한 책임으로 평가될 수 있을지. 셋째, 집행유예 유지냐 실형 전환이냐라는 형량 문제다. 어떤 결과든 판결문은 사회에 분명한 메시지를 남겨야 한다.

돈이 아니라 책임이다. 피해자는 수억 원을 거부하면서까지 이 점을 강조했다. 이제 법원이 응답할 차례다. 항소심 판결은 단순히 한 개인의 운명을 넘어, 한국 사회가 디지털 성범죄에 어떤 기준을 세우고, 피해자의 목소리를 어디까지 존중할 것인지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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