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몰아붙이는 민주당…토론 ‘패싱’ 표결에 국민의힘 “공산당이냐”

진영화 기자(cinema@mk.co.kr), 박자경 기자(park.jakyung@mk.co.kr), 박승주 기자(park.seungjoo@mk.co.kr) 2025. 8. 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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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사위 쟁점 법안 일사천리 통과
더센 상법 개정안, 노란봉투법 등 강행
4일 본회의서 野 무제한 토론 예고
민주당, 8월 내에 전부 처리 방침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방송 3법, 노란봉투법, 상법 등 을 심의, 의결하기 위해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방송 3법이 통과되고 있다. [이충우 기자]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과 2차 상법 개정안 등 경제와 기업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쟁점 법안이 1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어 본회의 처리만 남겨두게 됐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입법 독주에 대응하기 위해 본회의에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설 계획이지만 190석에 가까운 범여권은 이달 내에 모두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통령실이 여당의 입법 독주에 별다른 제동을 걸지 않자 일사천리로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등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이들 법안은 모두 재석 의원 16명 중 찬성 10명, 기권 6명으로 의결됐다. 국민의힘 의원 6명이 강행 처리에 반발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자 민주당 소속인 이춘석 법사위원장이 이들을 기권 처리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이)토론 보장을 안 했다고 말씀하셨지만 1년 넘게 국회에서 논의됐다”며 “이제 마무리돼야 한다고 생각해 처리했다”고 말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업체 노조가 원청업체와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고, 불법 파업일지라도 노조에 대한 배상 청구를 일정 부분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상법 2차 개정안도 야당 반대 속에 통과됐다.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사에 집중투표제 실시를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선출 대상을 최소 2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상법 1차 개정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지 보름 정도 지났는데 무슨 분석이 있고 어떤 결과가 나왔나”라며 “전혀 없는데 2차 개정안을 민주당이 밀어붙여 대단히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법사위는 방송3법도 민주당 주도로 처리했다. 토론이 이뤄지던 중 이 위원장은 국회법에 따라 토론을 중단시키자는 민주당 측 제안을 받아들여 곧바로 표결에 부쳤다. 그러자 국민의힘에선 “공산당이냐” “몇 시간 준비한 토론 절차를 생략하면 국회는 왜 있냐” 등 고성이 터져 나왔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계속 항의하자 이 위원장은 곽 의원의 퇴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여야는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농안법),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공항시설법 개정안 등은 합의 처리했다. 양곡관리법은 국내 쌀 수요량을 초과한 생산량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정부가 초과분을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농안법은 쌀을 비롯한 주요 농수산물 시장 가격이 기준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정부가 차액 일부를 보전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이들 법안을 반대했던 야당도 정부의 보완 약속을 수용해 처리에 동의해준 것이다.

민주당은 오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3법과 노란봉투법 등 쟁점 법안을 모조리 처리할 예정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이들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예고해 7월 임시국회(8월 5일 종료)에서는 1개 법안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통과시키지 못한 법안은 오는 21일 8월 임시회 첫 본회의를 시작으로 줄줄이 처리할 계획이다.

재계는 즉각 우려를 표명했다. 경영계는 이번 법안 통과에 대해 민주당이 노사관계에서 균형감을 잃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노동계 요구만 반영되고 경영계 제안은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채 법안이 처리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익명을 원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산업 생태계 붕괴와 함께 일자리 감소 등 산업 경쟁력이 심각하게 저하되고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는 지금이라도 일방적인 강행 처리를 중단하고 법안이 가져올 산업 현장의 혼란에 대해 숙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국계 기업들도 노란봉투법이 투자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외국기업협회(FORCA)는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글로벌 본사의 투자 판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쟁의행위의 범위 확대와 기업의 방어 수단 약화는 경영 불확실성을 증대시켜 한국의 투자 매력도를 저해할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2차 상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도 크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경제성장률이 1%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도 악화하는 가운데 규제 법안이 연달아 통과됐다”며 “국회가 경제 상황을 고려해 본회의에서 법안을 재검토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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