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빈자리 메우는 문화재 제자리찾기, 민간서도 노력해야죠"

김예나 2022. 9. 2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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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장에서 우리 조상의 묘지(墓誌)가 마치 상품처럼 거래되는 걸 보고는 안 되겠다 싶었어요. 한국으로 돌려보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일본 도쿄에서 고미술 거래업체 '청고당'을 운영하는 김강원(54) 대표는 28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묘지는 개인의 기록일 수 있지만 대한민국 역사의 한 부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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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조선시대 묘지 2점 사들여 기증한 김강원씨
일본에서 고미술 거래업체 '청고당'을 운영하는 김강원 대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일본 시장에서 우리 조상의 묘지(墓誌)가 마치 상품처럼 거래되는 걸 보고는 안 되겠다 싶었어요. 한국으로 돌려보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일본 도쿄에서 고미술 거래업체 '청고당'을 운영하는 김강원(54) 대표는 28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묘지는 개인의 기록일 수 있지만 대한민국 역사의 한 부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에서 30년 가까이 거주한 그는 다양한 고미술품을 거래하며 현지에서 인맥을 쌓았다.

그는 지난해 현지 문화재 유통 시장에서 '백자청화 김경온 묘지', '백자청화 이성립 묘지' 등 조선시대 만들어진 묘지가 거래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사비로 이를 사들였다.

우리 문화재가 해외를 떠돌고 있다는 안타까움에서였다. 묘지석 혹은 지석이라고도 부르는 묘지는 죽은 사람의 행적을 적은 돌이나 도자기 판을 뜻한다.

김 대표는 평소 친분이 있던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관계자에게 직접 연락해 묘지 2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이를 한국으로 돌려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어떠한 보상이나 조건도 없는 기증이었다.

이번에 기증한 '백자청화 김경온 묘지' 모습 [문화재청·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 대표는 "오랜 기간 고미술 업에 종사하면서 우연히 묘지 (거래) 소식을 듣게 됐다"며 "묘지라는 건 조상의 무덤에서 유출된 것이기에 문중이나 후손이 보관하고 관리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니 한국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항상 있다. 한국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시작한 일"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경북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열리는 묘지 기증·기탁식에 참석하고자 오랜만에 한국을 찾았다. 우리 시대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서 묘지를 잘 활용해달라는 뜻을 전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지금도 해외를 떠돌고 있는 우리 문화재가 많다"며 "우리 역사를 돌이켜 봤을 때 꼭 필요하고 역사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문화재는 반환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라 밖 문화재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민간 차원에서도 문화재 환수, 반환 등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더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yes@yna.co.kr

조선시대 관리들의 묘지 기증·기탁식 (서울=연합뉴스) 조선시대 관리들의 묘지를 일본에서 국내로 들여와 기증한 김강원 씨(가운데)가 28일 오전 경북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열린 묘지 기증·기탁식에서 묘지 후손인 의성김씨, 경주이씨 문중 대표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묘지(墓誌)는 고인의 생애와 성품, 가족관계 등의 행적을 적어 무덤에 함께 묻는 돌이나 도판(陶板)이다. 2022.9.28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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