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대 후반부터는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거나 어두운 곳에서 초점을 맞추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노안뿐 아니라 백내장과 황반변성, 녹내장 같은 안질환이 나타날 가능성도 커지는 시기입니다. 이때 평소 식탁에서 부담 없이 챙겨볼 만한 식품이 바로 달걀입니다. 달걀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조리하기 쉬우며, 눈의 황반을 구성하는 데 관여하는 루테인과 지아잔틴을 노른자를 통해 섭취할 수 있습니다.

루테인과 지아잔틴은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존재하는 색소 성분입니다. 빛과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눈 조직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중장년층의 눈 건강 영양소로 자주 언급됩니다. 6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연구에서는 하루 달걀 한 개를 5주 동안 섭취한 뒤 혈중 루테인과 지아잔틴 농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혈중 영양소 수치가 높아졌다고 해서 떨어진 시력이 곧바로 회복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달걀노른자에 들어 있는 루테인과 지아잔틴의 양은 짙은 녹색 채소보다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노른자에는 지방이 함께 들어 있어 지용성 성분인 이들 영양소를 식사로 섭취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 임상 연구에서도 달걀을 꾸준히 섭취한 참가자들의 혈중 루테인·지아잔틴 농도와 황반 색소 밀도가 증가하는 변화가 관찰됐습니다. 이는 달걀이 눈 노화를 막는 치료제라는 뜻이 아니라, 균형 잡힌 식단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영양 공급원이라는 의미입니다.

먹는 방법도 어렵지 않습니다. 특별한 제한이 없다면 하루 한 개 정도를 삶거나 찌고, 기름과 소금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시금치와 브로콜리, 깻잎 같은 녹색 채소를 곁들이면 루테인을 비롯한 다양한 영양소를 함께 섭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달걀을 햄이나 소시지, 짠 국물 음식과 자주 먹으면 나트륨과 포화지방 섭취가 늘어날 수 있으므로 조리법과 곁들이는 음식까지 살펴야 합니다.

달걀이나 영양제만으로 황반변성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미국 국립안연구소의 연구에서 특정 항산화 성분과 아연을 조합한 AREDS2 보충제는 이미 중기 황반변성이 있거나 진행 위험이 높은 일부 환자에게 도움이 됐지만, 모든 사람이 예방 목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눈 영양제를 임의로 여러 가지 섞어 드시기보다 안과 검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무엇보다 이미 시야가 흐릿하다면 달걀을 먹으며 좋아지기를 기다려서는 안 됩니다. 한쪽 눈의 중심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직선이 휘어 보이고, 검은 점이나 빈 부분이 생긴다면 황반 질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와 번쩍이는 빛, 많은 비문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빠르게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달걀은 눈에 필요한 영양을 보태는 저렴한 식품이지만,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금연, 혈압·혈당 관리까지 함께해야 눈 건강을 오래 지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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