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한화솔루션 2.4조 유상증자에 제동…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3% 지분' 소액주주, 임시주총 요구 준비
지난해 한화에어로에도 2차례 정정 요구

금융당국이 2조4,0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지주회사인 한화가 배정받은 주식보다 20% 더 인수하겠다고 밝히는 등 주주 달래기에 나섰지만,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계획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감원은 9일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한화솔루션에 증권신고서 정정 제출을 요구했다고 공시했다. 한화솔루션이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지 10거래일 만으로,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10일)을 하루 앞두고 내린 결정이다. 금감원은 공시를 통해 "중요 사항의 기재나 표시 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26일 오후 2조4,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9,000억 원은 차세대 태양광 기술 투자에 투입하고 나머지 1조5,000억 원은 채무상환에 쓴다는 계획이었다. 이미 주요 비핵심 자산 매각이 대부분 완료돼 대규모 자구안을 추진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는 점, 6월 말로 예정된 정기 신용평가 이전에 자본을 확충해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막아야 했다는 점에서 유상증자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게 한화솔루션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유상증자 발표 당일과 다음 날까지 이틀간 주가가 20.78% 하락하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새로 발행하는 주식 수만 기존 주식의 40% 이상인데, 이를 기존 주주들이 인수하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주주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을 더 사들이거나, 아니면 보유한 주식의 지분가치가 희석되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유상증자 발표 이틀 전 주주총회에서 발행할 수 있는 주식 한도를 늘린 뒤 바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주와의 소통 문제도 제기됐다.
한화솔루션과 지주회사인 한화는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한화는 유상증자를 통해 배정받는 신주를 모두 인수한 뒤, 추가로 20%를 '초과 청약'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기존 주주들이 신주 인수를 포기한 물량이 남으면, 20%만큼 더 사겠다는 뜻이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도 유상증자 발표 다음 날 한화솔루션 주식 30억 원어치를 사겠다며 '책임경영'을 말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이 대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소액주주들도 벼르고 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통해 결집한 주주들은 한화솔루션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할 수 있는 3% 지분을 모은 상태다.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고 소액주주를 대변할 이사 선임을 관철하겠다는 것이다. 신주 발행 방식을 '제3자 배정'으로 변경해 최대주주가 부담을 질 것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내는 것도 검토 중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로 한차례 홍역을 겪은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3월 방위산업과 항공우주, 조선 분야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3조6,000억 원(약 595만 주)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주주가치 희석 우려에 다음 날 주가가 13.02% 급락했다. 금감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두 차례 정정 요구를 했고, 발행 규모는 2조3,000억 원(약 427만 주)으로 대폭 줄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차액 1조3,000억 원은 한화 계열사들이 참여한 3자배정 유상증자로 채웠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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