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유니폼의 금발 머리’ 토레스는 사기지…“리버풀 역대 9번 중 4위 선정”

박진우 기자 2024. 10. 1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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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박진우]


‘빨간 유니폼의 금발 머리.’ 2000년대 후반 프리미어리그(PL)를 호령했던 페르난도 토레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 시절 임팩트는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영국 매체 ‘기브 미 스포츠’는 18일(한국시간) ‘9번 유니폼을 입은 최고의 리버풀 선수 9명 순위’를 공개했다.


‘9번’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번호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 일반적으로 9번은 구단의 주요 공격수로 분류되는 선수에게 부여된다. 매체는 “리버풀은 수년에 걸쳐 세계적 수준의 9번 공격수를 보유하는 축복을 받았고, 그 중 일부는 역대 최고의 공격수 목록에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가 정한 순위는 1위부터 이안 러쉬, 빌리 리델, 로비 파울러, 토레스, 로베르토 피르미누, 이안 세인트 존, 스티브 하이웨이, 로저 헌트, 지미 케이스였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토레스였다.


리버풀 시절 토레스는 ‘월드 클래스’ 공격수였다. 여전히 빨간 유니폼에 금발 머리를 휘날리며 달리는 모습이 팬들의 기억 한 켠에 자리잡고 있다. 토레스는 어린 시절부터 ‘초대형 유망주’로 평가 받았다. 스페인에서 볼 수 없는 전형적인 9번 유형의 공격수였지만, 유연한 움직임과 빠른 속력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아울러 수준급 슈팅 능력과 골 결정력까지 갖춰, 스페인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재목으로 평가 받았다.


토레스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선수 경력을 시작했다. 2003-04시즌 데뷔 시절부터 뛰어났다. 토레스는 공식전 35경기 20골을 퍼부으며 단숨에 ‘스타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듬해에도 공식전 38경기 16골을 넣으며 잠재력을 입증했다. 이후 토레스는 2006-07시즌까지 145경기 63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고, 유럽 전역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축구 인생 ‘제2막’은 리버풀에서 열었다. 리버풀에서 비로소 ‘월드 클래스’로 성장한 토레스였다. 토레스는 공수 전환이 빠르고 거칠기로 유명한 프리미어리그(PL)에서도 여전한 활약을 보여줬다. 특히 팀의 ‘중심’ 스티븐 제라드와 환상 호흡을 자랑했다. 토레스는 PL 데뷔 시즌 공식전 44경기 30골을 퍼부으며 단숨에 PL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거듭났다. 이후 2시즌간 80경기 47골 6도움을 올리며 첼시의 디디에 드로그바와 경쟁했다.


부상 악령이 발목을 잡았다. 토레스는 햄스트링, 무릎 부상 등 다양한 부상 악재를 경험했다. 재활을 통해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이전의 모습과는 달랐다. 그간 보여줬던 속도감과 폭발력이 없어졌다. 골 결정력은 여전했지만 확실히 정점에서 내려온 듯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리버풀 팬들은 여전히 토레스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지 않았다.


그러나 팬들의 반응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라이벌’ 첼시로 충격적인 이적을 택했기 때문. 당시 토레스는 우승을 원한다는 목적으로 리버풀을 떠나 첼시에 입성했는데, 이적료는 5000만 파운드(약 898억 원)으로 당시 PL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리버풀 팬들은 토레스를 ‘배신자’로 취급하며 기억 속에서 지웠다. 야망을 밝힌 토레스였지만, 첼시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부상으로 인해 저하된 폼이 지속되며, ‘최악의 먹튀’로 평가 받았다.


‘900억 일시불 골’이라는 애매한 별명을 얻은 토레스였다. 당시 첼시는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 체제였는데, 전력이 많이 약화된 상태였다. 그러나 2011-1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전까지 올라 FC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맞았다. 토레스는 경기 종료 직전 극장골을 터뜨리며 첼시에 결승행 티켓을 선사했고, 결국 첼시는 우승까지 들어 올렸다.


이후에는 내리 하락세를 걸었다. 토레스는 첼시에서 반등하지 못했고, 이탈리아 AC 밀란으로 이적했다. 이후 ‘친정팀’ 아틀레티코에 네 시즌간 몸 담으며 부활의 날갯짓을 펼쳤지만 이미 그의 나이는 30대 후반으로 접어 들었다. 결국 토레스는 일본 J리그 사간 도스로 이적해 두 시즌간 활약한 뒤, 지난 2019년 현역에서 은퇴했다. 끝은 미약했지만, 여전히 리버풀 시절의 토레스는 회자되고 있다.



박진우 기자 jjnoow@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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