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 제다타워, 세계 최고층의 꿈과 현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3년부터 제다에 세계 최고 높이 1,008m(168층)의 초고층 '제다타워' 건설에 나서며 글로벌 건축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는 기존 세계 1위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보다 180m 더 높고, 사우디의 경제·상징성을 동시에 드러내는 초대형 국가 프로젝트다. 초기 시공은 현지 건설 대기업 ‘빈라덴 그룹’이 맡았으나, 정권 교체와 반부패 캠페인, 코로나 팬데믹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2017년부터 오랜 기간 공사가 중단됐다.

기술력 이상의 사업성 리스크
2024년, 사우디 정부는 프로젝트 재개를 위해 글로벌 건설 브랜드, 특히 초고층시공 경험을 갖춘 한국의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 등 대형사를 적극적으로 초청했다. 한국 건설사들도 세계 최고층 기술력, 브랜드 이미지, 시공 경험 등을 감안해 타당성 검토에 나섰지만, 사업성·안정성·자금회수 위험 등 복합적 리스크를 면밀히 분석한 끝에 입찰을 모두 거절했다. 특히, 장기간의 중단과 경제적 불확실성, 사우디 현지의 계약 및 결제구조에 대한 신뢰도 부족 등이 주된 이유였다.

초고층 건물의 한계와 관리 부담
초고층 빌딩은 단순히 높이만이 아니라 설계·건설·기후·장비·운영·인력 등 복합적 요소가 맞물려야 한다. 제다타워의 경우, 장기간 방치와 기초 공사 완성도, 구조 안정성, 수직 수송 시스템, 소방·안전·유지관리와 같은 특수 기술이 요구된다. 글로벌 건설사들조차 기후·해안지형·원자재 가격변동·금리 인상 등 경제적 불확실성과 함께 최대 10~20년에 걸친 수익 회수 구조에 대해 회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우디의 또 다른 도전, 2km급 빌딩 구상
사우디는 제다타워를 넘어서 이번에는 세계 최초 2,000m 높이의 초고층 빌딩 건설 프로젝트까지 발표하며 글로벌 건설업계를 다시 자극하고 있다. 건축공학과 자금, 운영, 유지관리 측면에서 기존 최고 기록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로, 현실성이나 성과에 대해 전문가들도 과거와 같은 리스크·불확실성을 지적하고 있다.

사우디와 현지 시공사의 재도전
결국 제다타워의 시공은 다시 빈라덴 그룹 중심으로 재개되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 정부조차 수 차례 사업 구조 변경, 외부 자금 유치 등 고군분투하고 있고, 현지 시공사의 지속성과 품질, 프로젝트 관리 능력에도 재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초고층 건설시장, 한국 기업의 선택적 전략
사우디 제다타워 사례는 기술력과 명분만으로 모두 뛰어들 수 없는 글로벌 건설시장 리스크의 상징적 사례다. 한국 기업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층 건설·엔지니어링 역량을 갖췄지만, 안정적인 계약구조와 자금회수 등 ‘안되는 건 안 된다’는 선택적 진출 전략을 새롭게 보여줬다. 미래 초대형 프로젝트에서도 사업성, 결제 신뢰도, 운영관리 조건이 함께 검증될 때만 도전하는 것이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합리적 대응임을 입증한 실제 사례다.
Copyright © 저작권 보호를 받는 본 콘텐츠는 카카오의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