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이 많아 일 못해”…장·노년 67%가 차별·따돌림 경험
[앵커]
고령 인력에 대한 논의는 활발해지고 있는데 실제 일터에서 쉰 살 이상 노동자 열에 일곱은 차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내용은 홍성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남의 한 병원에서 청소 일을 하던 김진태 씨.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해야 했습니다.
[김진태/전 OO병원 미화노동자 : "이유 불문하고 65세 이상은 다 내보내라... 좀 황당했죠. 황당했고 일을 못한다는 그 절망감보다는 차별을 둔다는 것..."]
법으로 금지된 고용상 연령 차별입니다.
일터의 연령 차별, 김 씨만의 얘기일까요?
노동 시장의 연령 차별 실태를 조사한 고용부 연구용역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50살 이상 조사 대상자 270여 명 중 연령 차별을 경험한 비율, 67%에 달했습니다.
은퇴 전보다 은퇴 후 재취업 일자리에서 차별에 더 많이 노출됐습니다.
여러 차별 유형 중 가장 흔한 건 모집·채용단계에서의 차별이었습니다.
전체의 39%가 경험했습니다.
채용에 응시 자체가 안 되거나 면접에서 편견이 섞인 발언을 들은 경우, 정규직 전환 시 차별받은 경우 등입니다.
나이가 많다고 조건이 안 좋은 일을 시키거나 인사고과를 낮게 주는 등 배치와 승진 차별도 5명 중 1명꼴로 경험했습니다.
임금이나 퇴직·해고에서 차별 경험 비율도 각각 16%였습니다.
[임미령/66살/노후희망유니온 부위원장 : "워크넷 사이트에선 연령 제한이 없어요. 그런데 막상 전화를 해서 확인을 하면 다 연령 제한에 걸리더라고요. 이력서조차도 낼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눈이 잘 안 보여 불량을 낸다고 험담'하거나 '야유회에서 제외'하는 등 따돌림 사례들도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한 경우는 2%뿐.
인권위에서 차별이 인정되더라도 강제성 없는 권고에 그칩니다.
고령층의 노동 참여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만큼, 연령 차별을 금지하는 현실적인 제재 방안과 피해자 구조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홍성희 기자 (bombom@kbs.co.kr )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90년생부터 못 받는다”는 오해…대안은?
- [단독] “나이 많아 일 못해”…장·노년 67%가 차별·따돌림 경험
- 난방비 절약하려면? 적정 온·습도 설정하고 온수 낭비 줄여야
- ‘친일 논란’ 백선엽 장군 동상 건립 추진
- [단독] 전세 사기의 핵심, ‘업(up)감정’…집값 부풀리기 수법 봤더니
- “자고나면 오른다”…고물가에 서민들 한숨
- “선생님 목소리 안들렸어요”…학교도 마스크 벗는다
- 짬짜미 계약으로 수수료만 ‘꿀꺽’…대형 보험중개사 압수수색
- 김건희 여사, 첫 정치권 단독 오찬…‘조용한 내조’ 어디로
- 신정·석탄일·현충일·성탄절, 대체공휴일 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