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car야] 승용+트럭 ‘낭만조합’… 기아 타스만, 美친 ‘K-픽업’ 부활
차체 강성·견인 능력에 첨단 기술 더해
기아 타스만이 오는 29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제다모터쇼에서의 첫 공개를 앞두고 'K-픽업트럭'의 역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승용과 트럭을 결합한 픽업트럭은 미국 포드가 가장 먼저 선보였으며, 기아는 국내에서는 브리사 픽업이 그 시초다.
◇K-픽업 시초 기아 브리사… 승용+트럭 결합
현대차그룹 HMG저널은 26일 기아 타스만과 함께 국내외 픽업트럭의 역사를 정리했다.
우선 1970년대에 선보인 브리사 픽업은 기아 최초의 수출 모델로 'K-픽업' 시대를 열었다. 픽업은 소위 짜장면과 짬뽕을 한 그릇에 담은 '짬짜면'과 같은 모델로, 승용차와 트럭을 결합해 하나의 차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나라마다 정의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짐칸의 덮개가 없는 소형 트럭'이 픽업으로 분류된다. '차체 측면과 짐칸을 일체화해 적재함을 뒤쪽만 열 수 있다', '화물칸보다 승객석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등 조금 더 구체적인 조건들을 덧붙이면 정통 픽업의 이미지에 가까워진다.
◇픽업 시대 연 포드…한 농부의 편지서 시작
포드는 트럭형 '모델 TT'와 별개로 모델 T 픽업을 내놓았다. 이러한 특징을 담은 픽업 양산 모델을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이다. 포드는 세계 최초의 대량 생산 자동차로 자리 잡은 '모델 T'를 개조해 뒷부분에 짧은 적재함을 달고 1925년 '픽업 바디'라는 이름을 붙여 출시한 것이 시초다. 이 차가 호응을 얻고 경쟁 모델이 뒤따라 나오면서 미국에서는 픽업이 주요 차종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포드는 1934년 매끈한 2인승 쿠페 차체에 한층 넓은 적재 공간을 제공했던 포드 오스트레일리아의 '쿠페 유틸리티'를 공개했다. 당시 혁명에 가까웠다는 설명이다. 이 모델은 호주 빅토리아에 살던 어느 농부의 아내가 회사 측에 보낸 편지에서 비롯됐다. "남편과 저는 승용차와 트럭을 한 대씩 살 여유가 없지만, 일요일에는 교회에 타고 갈 승용차가 필요하고 월요일에는 돼지를 시장에 실어갈 트럭이 필요하다"는, 승용차처럼 편안하면서 짐도 실을 수 있는 차를 원했던 고객의 요청이 픽업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실용 중심서 '즐기는' 용도로 활용 확대
제네럴모터스(GM)에 따르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유트(Ute)는 호주의 자동차 문화를 상징했다. 농촌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한 호주의 픽업은 점차 '유트'라는 독특한 차종으로 진화했다. 유트는 승용차의 뒷부분에 차체와 일체화된 적재함을 통합한 것이 특징으로, 승용차 성격이 강했다.
호주의 유트와 달리 미국의 픽업은 승용차보다 트럭에 가까운 형태로 발전했다. 사륜구동이 일반화되면서 보디 온 프레임 구조를 기반으로 한 강인한 오프로드 성능이 장기로 더해졌다.
하지만 주중에는 튼튼한 이동 수단으로 사용되고 금요일에는 쇼핑 카트, 주말에는 오프로드 차량, 휴가 때에는 트레일러를 끌거나 적재함에 캐노피를 얹어 캠핑카로 활용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차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점차 일보다는 즐기기 위해 타는 차로 변모했다. 특히 1970년대 이후에는 승용차와 같은 용도로 픽업을 타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글로벌 겨냥한 기아 타스만…고급차 수준 옵션
이러한 활용성에 최근 국내 픽업 시장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기아는 오래전부터 픽업트럭 개발을 검토했으며, 타스만은 '기아가 처음 시도하는 최초의 픽업트럭'이다. 기아의 첫 승용 모델이었던 브리사에도 픽업 모델이 있긴 했지만, 타스만은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정통 픽업으로 개발했다.
기아가 공개한 타스만 관련 영상에서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가혹하게 치러지는 시험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에 공개한 타스만의 개발 과정 영상들을 보면 호주와 미국, 아랍에미리트 등 세계 각지를 누비며 혹독한 환경을 견디고 험한 지형을 돌파하고 무거운 화물을 나르며, 차체 강성과 견인 능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그려진다.
기아는 "타스만의 개발 단계부터 고객의 소리를 적극 반영해 안락한 실내 공간을 마련했다"며"픽업 트렌드를 반영한 최신 모델답게 포장도로에서도 뛰어난 승차감과 세련미, 고급 승용차에 뒤지지 않는 첨단 편의·안전 사양들을 뽐낼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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