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급은 있는데 집이 없다
뉴욕에서 일하는 이민자 '아르만도'씨는 낮에는 인테리어 업체, 밤에는 식당 파트타임으로 일해 월 500만~700만 원을 번다. 그러나 그가 선택한 삶은 월세 계약이 아닌 노숙이다. “잠만 자는 공간에 거액을 쓰느니 저축하겠다”는 판단이 그의 일상 방식을 바꿔 놓았다.

살 곳보다 비싼 도시의 시간
직장 인근의 소형 원룸조차 월 200만 원 이상이 기본선이고, 세금과 보험, 교통·식비를 합치면 실수령 여력은 빠르게 사라진다. 출퇴근 시간의 지연은 추가 수당보다 피로를 남기고, 이주를 선택하면 일자리 접근성을 잃는다. 그는 “도시의 시간 비용이 집세보다 더 비싸다”고 말한다.

노숙의 루틴, 생존의 기술
그의 하루는 계획적이다. 식사는 직장과 식당에서 제공되는 끼니로 70%를 해결하고, 나머지는 할인 매장에서 채운다. 샤워와 운동은 24시간 헬스장을 이용하고, 짐은 경량화해 이동을 반복한다. 공공장소에 오래 머물지 않고 장소를 바꾸며, 신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밤마다 다른 곳에서 잔다.

존엄을 지키는 최소한의 장치
그는 외부 배터리와 데이터 요금제로 휴대폰을 유지해 가족과 연락하고, 쉬는 시간에는 넷플릭스를 보며 ‘평범한 저녁’을 확보한다. 방수 침낭과 얇은 매트, 계절별 보온 의류는 필수 장비가 되었고, 소지품은 걷어내듯 최소화했다.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면적이 아니라 ‘관리 가능한 루틴’이라는 사실을 체득했다.

노동이 빈곤을 이기지 못할 때
아르만도의 선택은 개인의 기행이 아니라 구조의 반영이다. 임대료와 보험료, 이동 비용이 임금 상승을 상쇄하는 환경에서, 일부 노동자는 ‘주거 포기’로 균형을 맞춘다. 계약된 주소가 없는 상태는 의료·금융 서비스 접근을 제한하고, 장기적으로 사회적 이동 사다리를 흔들 수 있다.

사람이 살 수 있는 도시를 함께 만들자
도시는 일자리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근로 연계형 공공주택, ‘샤워·세탁·보관’ 같은 생활 인프라, 야간 쉼터의 안전성과 접근성이 함께 설계돼야 한다. 임대료 안정장치와 이동비 지원, 취약 노동자 금융·보험 가교를 촘촘히 깔아, 일하는 사람이 집을 가질 수 있는 상식을 회복하자. 삶을 버티는 루틴이 아니라, 존엄을 지키는 일상을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함께 바꿔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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