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동산 인사이트] 日 오피스 시장, 업무 환경 개선 움직임 속 수요 회복
CBRE 설문 조사에 따르면, 2024년 투자자가 선호하는 섹터는 호텔, 물류, 주거로 전통적인 투자 자산인 오피스가 제외됐으며, 설문에 참여한 다수의 응답자는 향후 오피스 자산 가치의 하락을 전망했다.
일본은 CBRE 조사에서 국내 투자자가 가장 선호하는 해외 투자처 5위 내 유일한 아시아 국가다. 지리학적으로도 우리와 가까운 일본은 안정적인 경제 상황, 저금리 장기화, 높은 수익률 스프레드를 바탕으로 꾸준히 외국인 부동산 투자를 유치해 왔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대비 소위 10년을 앞서가고 있다는 선진화된 일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과연 어떤 매력 요소가 있는지 오피스 섹터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일본 부동산이 매력적인 가장 큰 이유는 수익률(cap rate)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2016년 초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제로 금리 정책을 시행한 이래 금리가 0% 내외로 움직이면서 일본의 부동산 수익률 스프레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국내 투자자가 일본 투자를 적극 검토하게 된 배경에는 이외에도 비교적 작은 국내 부동산 시장 규모에 있다. 시장 내 풍부한 유동성은 다양한 외국계 자본의 국내 유입과 더불어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매입 경쟁을 심화시켰으며, 결국 국내시장에서 투자처가 부족한 국내 투자자가 일본 등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게 했다.
또한, 일본 경제는 2012년 이후 연간 약 1 % 수준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안정적인 경제 펀더멘털 내에서 도쿄 및 기타 주요 오피스 시장의 공실은 자연 공실률 이하 수준을 유지했으며, 임대료는 코로나19 이전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2013 년에 시행 된 일본 은행의 양적 완화 통화정책은 미국 달러 및 다른 많은 주요 통화 대비 엔화를 안정화시키면서 현지 통화가 엔화 대비 강세를 보인 여러 국가의 투자자는 환 헤징을 통해 추가 수익을 누릴 수 있었다.
신규 오피스 공급에 따른 이전 수요로 임대차 시장 회복
한편, 2019년 기준 1% 미만의 견고한 수준을 나타내며 2012년 이후 꾸준한 하락세가 관찰되던 일본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은 2020년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에는 특히 도쿄를 포함한 대부분의 주요 오피스 시장에서 상당량의 신규 공급이 지속되면서 공실률은 연말 기준 약 5%로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대표적인 오피스 시장인 도쿄의 경우, 지난 2021년에서 2023년 사이 오피스 시장의 순흡수면적은 해당 기간 신규 공급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며 가파른 공실 상승이 관찰됐다. 특히, 작년에는 대규모 신규 공급이 존재하면서 임대료의 점진적 하락세로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관찰된 패턴과는 달리 2024년에서 2026년 사이는 수요가 회복하며 대부분의 예정된 신규 공급이 흡수될 것으로 예상한다. 도쿄를 제외한 다른 주요 시장의 경우에도, 신규 공급이 연평균을 훨씬 초과하며 공실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사카, 요코하마, 후쿠오카는 모두 기존 재고의 5%를 초과하는 신규 단일 연도 공급이 예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3년 동안 모든 지방 도시의 수요는 지속 성장하면서 견고히 관찰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수의 신규 공급은 이전 수요를 자극하여 임차인 활동이 강력하게 유지되도록 기여할 것이다. 삿포로와 사이타마 같은 시장에서는 이러한 수요가 공급을 상쇄하기에 충분해 공실률의 변화는 1~3%로 유지되며 제한적일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기업이 업무 환경을 개선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오피스 공간에 대한 수요가 점차 회복하고 있다. 도쿄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는 우수한 위치나 프라임 빌딩으로의 신규 오피스 이전을 하는 기업이 주요 수요 동인으로 나타났으며, 향후 더 많은 회사가 사무실을 이전하여 이러한 새로운 빌딩의 많은 공실을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내년까지 전체 오피스 시장 공실은 상승을 지속하다 2026년을 기점으로 하락세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이후 수요 둔화 및 신규 공급에 따른 공실 증가는 임대료 하락으로 이어졌다. 신규 공급이 제한적인 교토와 고베 같은 시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장에서는 향후 신규 공급으로 인한 공실률 증가로 2~3년 내 임대료의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총투자 규모 전년 대비 감소
공실 상승과 임대료 성장의 제한은 당분간 일본 오피스 시장의 주요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향후 차입 비용 증가가 예상되며 투자자는 일본 오피스 시장에 대해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CBRE가 2023년 9월에 실시한 투자자 의향에 대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2024년 투자자가 선호하는 섹터는 호텔, 물류, 주거로 전통적인 투자 자산인 오피스가 제외됐으며, 설문에 참여한 다수의 응답자는 향후 오피스 자산 가치의 하락을 전망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4년 6개월 만의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대부분의 아시아·태평양 주요 시장에서도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와 함께 투자 심리 개선이 기대되는 반면, 연준과 통화정책의 방향성이 다른 일본은행(BOJ)은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하반기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시도하며 기준금리가 현재 0.25%에서 연말 기준 0.5%까지 상승이 예상된다.
투자 비용 증가에 따라 투자자는 타깃 수익률 확보를 위해 현금 흐름 개선 잠재력이 있는 자산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 금리가 더 상승하면 수익률 스프레드가 계속 좁아지면서, 임대료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는 오피스의 경우 주요 시장에서 수익률 상승이 요구될 것이다. 이는 잠재 매도자와 매수자 간 기대 가격 격차를 벌려 거래 흐름을 제한하게 되면서 2024년 전체 오피스 거래 규모는 작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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