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꿈이 있다는 것도 다 니 복이다"...드라마 수놓는 진취적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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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렸던 tvN 토일극 <정년이> 가 지난주에 첫 방송을 시작했다. 정년이>
일단 드라마를 보면 김태리 말고 누가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떠오르는 인물이 없다.
캔디형의 씩씩한 주인공도 주변에 도와주는 남자가 차고 넘치기 마련인데 이 드라마 속 여성들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나간다.
드라마부터 예능까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열어가는 진취적인 여성들의 등장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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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기다리고 기다렸던 tvN 토일극 <정년이>가 지난주에 첫 방송을 시작했다. 12부작이니 이제 5주가 지나면 종영이 아닌가. 값비싼 초콜릿 아껴먹듯이 보게 되지 싶다. JTBC <정숙한 세일즈>도 같은 날 시작했는데 역시 12부작이다. 이 두 드라마의 공통점이 있다. 원작이 따로 있다는 점, 여성들이 이끈다는 점, 로맨스가 배제되었다는 점.
<정년이>는 원작이 웹툰이다. 12부작으로 압축하느라 핵심 인물인 '부용'이를 삭제했다는데 동성애 요소 때문에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인기 웹툰을 드라마로 만들면 캐스팅 논란이 일곤 한다. 아무래도 기대치라는 게 있으니까. 그러나 이번에는 그럴 염려가 없었다. 애초 웹툰 작가가 김태리를 염두에 두고 그렸기 때문이다. 일단 드라마를 보면 김태리 말고 누가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떠오르는 인물이 없다.
<정년이>에 벌써 명대사가 나왔다. 동생 정년이를 떠나보내는 언니 정자(오경화 분)의 한 마디. "그런 꿈이 있다는 것도 다 니 복이다. 니 맘이 정 그러면 가서 끝까지 부딪혀 봐. 성공 못해도 자꾸 집 생각나고 서러운 생각 들면 돌아와." 문 안 잠그고 기다리겠다는 정자 언니. 사람이 살면서 이런 내 편, 뒷배 하나 있으면 얼마나 든든할까. 모든 사람이 외면할지라도 나를 끝까지 지지해줄 내 편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좋을 텐데.
<정숙한 세일즈>는 원작이 2016년 영국에서 방송된 6부작 〈브리프 인카운터즈, Brief Encounters〉다. OTT 웨이브에서 볼 수 있는데 캐릭터 설정이며 에피소드가 첫 주까지는 거의 비슷했다. 포스터에 나와 있는 네 인물 중에 김성령이 맡은 '오금희'가 마음에 든다. 네 사람이 야한 란제리와 성인용품 방문판매를 하게 되는데 모자이크 처리하기는 했으나 성인용품이 등장한다. 실은 얼마 전에 종영한 tvN <손해보기 싫어서>에도 모자이크 처리한 성인용품이 나왔다.
이 두 드라마를 보며 시대 변화에 절감한다. 일단 순정만화 감성의 쓰러질듯 여리여리한 여성은 없다. 캔디형의 씩씩한 주인공도 주변에 도와주는 남자가 차고 넘치기 마련인데 이 드라마 속 여성들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나간다. 울며불며 하소연하고 징징거리지 않아서 좋다. 여느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시기와 암투가 존재하지만 결코 방해꾼에게 휘둘리지 않는다. 하나 같이 생각이 건강하고 진취적이다.
요즘 예능 중에 tvN <무쇠 소녀단>과 채널A <강철부대W>. 역시 건강하고 진취적인 여성들이 등장한다. 네 배우가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는 <무쇠 소녀단>. 현재 6화까지 방송됐는데 10월 말로 예정된 통영 철인3종 대회 동호인부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결과가 어떨지, 네 명 모두 완주할지 못할지 지금은 알 수 없으나 도전과 성장에 의미가 있지 않을까. <강철부대W>, 이쪽은 좀 더 극한의 도전인데 실패를 할지라도 남 탓하지 않고 자신을 객관화하며 반성하는 장면, 스스로를 독려하는 장면들이 가슴 뭉클하다. 드라마부터 예능까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열어가는 진취적인 여성들의 등장이 반갑다.
정석희 TV칼럼니스트 soyow59@hanmail.net
[사진=tvN,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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