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갈아줄까” 거친 언행 송출되더니… ‘이숙캠’ 결국 이렇게 됐다

출처: JTBC 예능 프로그램 이혼숙려캠프

부부 갈등의 봉합과 관계 회복이라는 공익적 기획 의도를 내세웠던 리얼리티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 자극적 연출의 한계를 넘어서며 방송 심의 당국의 강력한 철퇴를 맞았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24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전체회의를 통해 극단적인 폭력성과 인격 모독성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낸 종합편성채널 JTBC의 예능 프로그램 ‘이혼숙려캠프’에 대해 법정제재인 ‘주의’를 의결하고, 시청 연령 등급을 기존 15세 이상에서 19세 이상으로 상향 조정할 것을 전격 요구했다.

심의위원회의 중징계를 부른 발단은 지난해 10월 16일 전파를 탄 ‘이혼숙려캠프’ 58회 방송분이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해당 회차에서는 파경 위기에 놓인 한 부부의 일상이 가감 없이 공개되었으나, 그 수위는 통상적인 방송 허용 범위를 심각하게 넘어섰다.

방송 화면 속 남편은 격앙된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아내를 향해 거친 욕설을 내뱉는가 하면, 물컵을 집어던지고 식탁을 거칠게 내리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언어적 가해의 강도였다.

남편은 아내에게 “주변에 알리지 말고 해라”, “칼 갈아서 해줄까” 등 극단적 시도를 직접적으로 부추기거나 위협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으며, 뇌전증이라는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아내의 투병 사실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발언까지 그대로 전파를 탔다.

제작진 측은 심의 과정에서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현장 수위보다 상당 부분을 편집으로 걷어냈으며, 가정 폭력의 폐해를 현실적으로 조명하기 위한 불가피한 연출이었다”고 해명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하지만 위원회 다수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김민정 부위원장은 노출된 폭력의 강도가 심각하게 규정을 위반했으며 갈등 장면을 장시간 부각하는 편집 방식이 공익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고광헌 위원장 또한 폭력의 위험성을 알리려는 의도를 감안하더라도 어린 자녀가 있는 공간에서 폭력적 상황이 무방비하게 노출된 점은 매우 경솔한 처사였다고 비판했다.

일부 위원들이 프로그램의 장르적 특성과 제작진의 개선 의지를 참작해 행정지도 의견을 내기도 했으나, 최종 결론은 법정제재와 등급 상향으로 모아졌다.

심의위원회는 부부 관계 회복이라는 명분을 감안하더라도 자극적인 연출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었으며, 배우자에 대한 인간적 존중이 심각하게 결여된 내용을 여과 없이 노출한 만큼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못 박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이번 제재는 시청률과 화제성을 견인하기 위해 갈등과 폭력성을 극대화해 소비하는 최근 관찰 예능의 자극적인 제작 관행에 무거운 경종을 울리고 있다.

솔루션 제공이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사생활의 파괴적 단면만을 오락적으로 전시한다는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향후 리얼리티 프로그램 제작진이 지켜야 할 윤리적 가이드라인과 자체 심의 기준 강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