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픈카 연인' 살인 혐의 30대 남성 항소심도 무죄

김영헌 2022. 9. 2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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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제주에서 발생한 이른바 '오픈카 사망사고'와 관련해, 항소심 재판부가 1심과 마찬가지로 피고인의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검찰은 사고차량이 지붕이 없는 오픈카였고, B씨가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파악해 A씨가 고의로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A씨의 살인 혐의에 대해선 증거 부족 등 이유로 무죄를,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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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운전치사 혐의는 유죄
법원, 징역 4년 선고 법정구속
제주법원 전경.

3년 전 제주에서 발생한 이른바 ‘오픈카 사망사고’와 관련해, 항소심 재판부가 1심과 마찬가지로 피고인의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위험운전치사 혐의에 대해선 유죄로 판단해 법정구속했다.

광주고법 제주제1형사부(부장 이경훈)는 28일 살인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를 받는 A씨(35)씨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A씨의 살인 혐의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검찰이 2심 과정에서 주된 공소사실인 살인죄에 더해 예비적으로 추가한 공소사실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음주 상태로 차량을 몰다가 사고를 내 피해자를 숨지게 하는 등 피해 결과가 중하다. 지금까지 피해자 유가족에게 용서받지 못했고, 유가족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다만 피고인이 죄를 뉘우치고 반성하는 점,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2019년 11월 10일 새벽 제주시 한림읍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렌터카를 몰다가 도로 연석과 경운기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여자친구 B씨가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가 중상을 입고, 9개월간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2020년 8월 사망했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18%로 만취 상태였다.

경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등 혐의로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사고차량이 지붕이 없는 오픈카였고, B씨가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파악해 A씨가 고의로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사고 직전 B씨가 A씨의 이별 요구를 거절한 점, 사고 19초 전에 A씨가 ‘안전벨트 안 했네?’라고 묻자 B씨가 ‘응’이라고 대답한 점, 사고 5초 전 A씨가 가속페달을 밟아 시속 114㎞까지 속도를 올린 점을 근거로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도 A씨의 고의성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A씨는 음주운전 사실은 인정했지만, 고의성을 갖고 살인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A씨의 살인 혐의에 대해선 증거 부족 등 이유로 무죄를,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전복 등 큰 사고가 발생하면 오픈카라는 차량 구조 특성상 안전벨트를 착용한 피고인 또한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데, 그런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범행을 저지를 만한 동기가 부족해 보인다”며 “대법원 판례 등에 비춰 직접 증거가 없는 사건은 피고인이 살해할 의도를 가졌다는 압도적 증명이 있어야 하지만,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증명이 어렵다”고 밝혔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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