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에서 꼭 가야할 4곳


끄티 프로젝트

‘로컬’이라는 수식어는 이제 여행의 질을 높이는 정보 이상의 역할을 한다. “여행할 만한 곳 인가?”라는 질문은 이제 “살 만한 곳일까?”라는 화두로 확장되고 있다. RTBP가 기획하고 만든 ‘끄티 프로젝트’는 영도 도시 재생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실험이다. 폐창고를 매입해 다양한 콘텐츠를 채워 넣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출발한 이곳은 이제 직주락(職住樂, Work ·Live ·Play)의 베이스캠프로 영역을 넓혔다.

2023년 6월 문을 연 ‘끄티 봉래’는 ‘지역 의 정체성을 담은 라이프스타일 센터’라는 문구로 공간성을 설명한다. 지금은 근대 유산이 된 대한도기의 옛 공장 부지에 들어선 이곳엔 일터와 놀이터가 함께 있다. RTBP의 사무실이 들어선 7층을 제외하면 모든 공간을 방문자에게 활짝 열었다. 워케이션을 위한 공유 오피스 ‘더 휴일’, 부산의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 와일드 웨이브가 운영하는 펍 앤 다이 닝 ‘사우어 영도’, 편집숍 ‘바스큘’과 카페 ‘림림’, 로컬 브랜드와 창작자를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스튜디오 등이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의 건물을 꽉 채운다.

프로젝트의 또 다른 공간인 ‘끄티 봉산’에선 영도의 로컬 커뮤니티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봉래동의 가파른 산복도로 초입에 자리한 이 공간은 봉산마을의 리셉션 센터 역할로 출발했다. 원주민과 새 주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브런치 카페 ‘오픈’, 영도의 자연과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아이템을 만날 수 있는 ‘도다리 비주얼 랩’을 비롯해 RTBP와 동맹을 맺은 로컬 창작자의 스튜디오, 거주 공간 등이 들어서 있다.

주소 부산시 영도구 대교로46번길 46 (끄티 봉래) / 부산시 영도구 하나길 788 (끄티 봉산)


피아크

2021년 5월, 연면적 1만m²에 육박하는 조선소 부지 위에 복합문화공간으로 문을 연 ‘피아크( P.ARK, Platform of Ark for Creators)’는 지난 2년 동안 진화를 거듭했다.

카페와 베이커리, 디자인 숍과 뮤지엄 등으로 안을 채우고도 유휴 공간이 눈에 띄었던 초창기와 달리 연간 70만여 명이 방문하는 지금은 대도시의 복합몰이 갖는 기능과 역할로 영도의 인구밀도를 높인다.

거대 크루즈를 본떠 만든 피아크 안엔 하루를 온전하게 보낼 수 있는 콘텐츠가 가득하다. 데이비드 호크니, 에바 알머슨 등의 대형 전시를 연달아 선보이는 뮤지엄을 지나 3층에 오르면 팝업 스토어, 전시, 콘서트, 축제 등이 열리는 2,700m²규모의 ‘크리에이티브 가든’이 나타난다. 4층에 자리한 ‘피아크 카페 & 베이커리’에선 감만부두의 크레인과 선박, 오륙도와 부산항, 부산항대교를 파노라마로 품는 통창 앞 전망, ‘로스팅 랩’과 ‘베이커리 팩토리’에서 갓 볶고 구운 커피와 빵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로컬 플라워 스튜디오 ‘가일레 가든’과 로컬 맛집 ‘미주스’를 비롯해 부산 태생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카모메 키친’, 신기 산업의 ‘미피 굿즈’ 등이 공간에 활기를 더한다. 바로 옆, 제일기업의 선박수리 공장 안에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미디어 아트 뮤지엄 아르떼가 개관하면 피아크에 머물며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질 것이다.

주소 부산시 영도구 해양로195번길 180
웹사이트 p-ark .kr


무명일기

무명일기(無名日記)는 의식주 콘텐츠를 제공하는 로컬 브랜드이자 문화공간이다. 1959년에 지어진 창고를 개조한 이곳에서 김미연 대표는 지역의 역사와 이야기를 담은 공연, 전시, 커뮤니티 모임 등을 만들거나 지원한다. 동시에 공간 한쪽에선 무명일기의 정체성을 담아 디자인한 라이프스타일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기중기와 바지선, 선박이 키네틱 아트 작품처럼 아름답게 담기는 전망 좋은 창도 매력적인 장면이지만 이곳의 이름을 더 널리 알린 존재는 따로 있다. “영도 소반은 이 섬의 독특한 환경, 자연, 역사를 표현하는 미식 콘텐츠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됐어요.” 그렇게 탄생한 도시락엔 고구마 시배지인 영도의 조내기고구마로 만든 크로켓, 제주에서 건너와 영도에 정착한 해녀들이 채취한 해산물로 만든 샐러드, 피란민의 애환과 깡깡이 아지매의 이야기를 표현한 주먹밥 등이 들어간다. 무명일기가 탄생한 지 5주년이 되는 올해, 김미연 대표는 영도 소반을 복합 예술 콘텐츠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영도의 식재료, 조리법을 미디어 아트, 퍼포먼스 같은 콘텐츠로 만들어 스크린과 무대 위에서 펼치는 ‘영도 소반 다이닝’을 선보일 계획이에요. 음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영도를 경험하면 좋겠어요.”

주소 부산시 영도구 봉래나루로 178
웹사이트 www.instagram.com/cotton.diary


아레아식스

1953년 영도에서 탄생한 삼진어묵은 국내에서 리브랜딩에 성공한 대표적 로컬 기업으로 꼽힌다. 장인정신과 트렌드라는 두 목표를 모두 성취한 삼진어묵은 이제 부산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로컬 브랜드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프로젝트로 영도의 재부흥에 일조한다. 봉래시장 옆 삼진어묵 본진 바로 옆, 2021년에 문을 연 ‘아레아식스(AREA6)’는 ‘로컬을 밝히는 아티장 골목’이라는 콘셉트로 문을 연 로컬 컬처 플랫폼이다.

여섯 채의 주택을 중정을 두고 연결해 작은 마을처럼 꾸민 이곳은 처음엔 오랜 역사를 가진 지역 브랜드, 부산의 젊은 창작자들이 만든 소규모 브랜드가 모인 복합 공간의 성격이 강했다. 2022년 삼진어묵의 크리에이티브 그룹 ‘어메이징 스튜디오’가 결성되면서 아레아식스는 단순한 공간 임대가 아닌 로컬과 더 깊이 상생하는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아레아식스에서 리브랜딩된 지역 브랜드의 새 얼굴이 궁금하다면 가장 먼저 송월타올로 향할 것. 캐릭터 ‘타올쿤’과 함께 부산의 낮과 밤, 바다와 도시, 랜드마크 등을 컬러와 아이콘으로 표현한 ‘부산 에디션’을 비롯해 부산의 셀렉트 숍 ‘발란사’와 협업한 수건 등 소장 욕구를 부르는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인다.

역시 부산 태생인 ‘조광 페인트’, 창의적인 패턴과 컬러의 마스킹 테이프를 만드는 ‘롤드 페인트’의 협업 공간인 ‘ㅊㅂㅊㅂ’ 프로젝트 매장에선 부산의 색과 무늬를 담은 커스텀 페인트와 마스킹 테이프를 이용해 드로잉, 업사이클링 체험을 할 수 있다. 쇼핑과 놀이를 마쳤다면 그로서리 스토어 ‘롤로와 영도’로 향할 차례. 액셀러레이터 기업 크립톤이 ‘살고 싶은 영도를 만들어가는 로컬 라이프스타일 큐레이터’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만든 공간으로 단순한 상점을 넘어 ‘개더링’ ‘플로깅’과 같은 커뮤니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주소 부산시 영도구 태종로105번길 37- 3
웹사이트 blog.naver.com /area6ye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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