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새 출발…채서안, 인생 바꾼 한 작품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에서 ‘젊은 영란’을 연기한 채서안은, 극 중 복고풍의 말투와 절제된 감정선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이미지출처 채서안 인스타그램

그저 ‘신선한 얼굴’로 지나갈 수도 있었던 캐릭터가 유독 기억에 남는 건, 그의 연기가 순간을 설득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그 드라마가 공개될 즈음, 채서안은 연기를 하고 있지 않았다.

2023년, 드라마 촬영을 마친 그는 연예계 활동을 중단하고 완전히 다른 삶의 길을 택했다. 아르바이트가 아닌, 진짜 ‘회사원’으로서 CCTV 장비 업체에서 근무했고,

공장에서 작업복을 입은 채 생활을 이어갔다. 한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배우가 다시 일상 속으로 스며든 이유는 단순했다. “살아야 하니까.”

그 사이 한 편의 독립영화도 찍었지만, 무대에서 느끼던 확신은 일상 속에선 점점 희미해졌다. 그는 “그땐 카메라 앞에 서고 싶은 마음보다, 당장 하루를 버티는 게 더 중요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세상은 예기치 않게 다시 그를 호출했다. 폭싹 속았수다가 2025년 공개되자,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그 안에 담긴 ‘채서안’이라는 이름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리고 그 반응은 다시 한번, 채서안의 삶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그는 말한다. “하고 싶은 역할이 생겼어요.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한때 완전히 놓으려 했던 연기라는 단어를, 지금은 조금 더 단단한 목소리로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의 다음 작품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채서안은 단지 ‘복귀’하는 배우가 아니라, 자신만의 리듬으로 다시 걷기 시작한 사람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