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의 역습...휴대폰•자동차 수입 역대 최대

내수 시장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인 제조업 국내공급이 2.5% 늘면서 2년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작년 포스코의 생산 차질로 1차금속이 감소하는 등 국산 제품이 줄었지만, 시스템반도체와 휴대폰, 자동차 등 수입 제품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수입 제품의 비중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8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에서 지난해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111.4(2015=100)로 전년 대비 2.5% 올랐다고 밝혔다.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국내에서 생산돼 국내로 출하됐거나 외국에서 생산돼 국내로 유통된 제조업 제품의 실질 공급금액을 지수화한 것으로, 내수시장의 흐름을 읽는 지표다.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2018년(-0.7%), 2019년(0.0%), 2020년(-1.2%)에 걸쳐 감소하다가 2021년 4년 만에 반등(4.5%)한 뒤 2년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국내공급의 증가세는 수입제품 공급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수입제품 공급은 전자제품,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9.2% 늘어난 반면, 국산제품 공급은 화학제품, 1차금속 등이 줄어 0.4% 감소했다. 국산제품 공급은 2021년0.6% 늘었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줄면서 해마다 증감을 반복했다. 반면, 수입제품은 2017년(10.2%) 이후 6년 연속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수입점유비는 전년 대비 1.8%포인트(p) 오른 31.2%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2010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수입 점유비는 2016년(23.9%) 이후 6년째 증가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양동희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연간으로 봤을 때 전자제품에서는 시스템반도체와 혼성집적회로의 수입이 늘었고, 화학제품에서는 안료의 수입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가 열린 가운데 새 ‘아이폰14’가 전시돼 있다. (쿠퍼티노/로이터연합뉴스)

업종별로 보면, 전자제품과 자동차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전자제품은 국산(1.9%)과 수입(20.8%)이 모두 늘어 전년 대비 14.1% 증가했다. 자동차 또한 국산(6.7%)과 수입(23.7%)이 모두 증가해 9.1% 늘었다. 자동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되면서 자동차 부품과 중형 승용차가 증가했다.

반면, 1차 금속은 4.7% 감소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스코 등 일부 철강 공장이 생산 차질을 빚은 영향이 컸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지난해 최종재 국내공급은 전년보다 0.5% 증가하며 4년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다. 소비재(0.5%)는 국산(-2.2%)이 줄었지만, 수입(7.6%)이 늘었다. 자본재(0.5%)는 수입(-3.7%)이 감소했지만, 국산(3.1%)이 증가했다.

소비재 수입 증가는 아이폰 등 휴대폰이 많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소비재는 휴대폰, 승용차, 휘발유, 의류, 식료품, 화장품, 의약품 등이며, 자본재는 반도체 제조 장비·금형 등 각종 기계류와 선박, 트럭, 버스 등 운송 장비 등을 포함한다.

작년 4분기만 보면, 제조업 국내공급은 국산이 줄었지만 수입이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월별로 보면 제조업 국내공급은 지난해 1분기부터 8분기 연속으로 늘어나고 있다. 수입점유비는 31.1%로 같은 기간 1.1%p 상승했다.


대중 수출 감소 '눈덩이'…
치솟는 무역적자 '주범'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