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수익 7배 껑충' HD한국조선해양…조선 자회사 실탄 유입 본격화

/사진 제공=HD한국조선해양

HD한국조선해양이 배당수익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까지는 정리 수순에 오른 해외 계열사 감자대금에 기대 수익을 올렸지만 지금은 조선 자회사들의 실적 회복을 바탕으로 한 본격적인 배당이 시작되며 구조 전환에 시동이 걸렸다.

2024년 연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배당수익은 335억원으로 전년(45억원) 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 배당수익 반등의 계기는 중국 계열사에서 나왔다. HD HYUNDAI (SHANGHAI) FINANCIAL LEASING CO가 지난해 말 유상감자를 단행한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분율(41.26%)에 따라 278억원의 감자대금을 수령했다. HD현대가 비주력 중국 자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자본 환수였다. 여기에 HD현대삼호가 지급한 52억원까지 더해졌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19년 HD현대 내 조선 계열사를 아우르는 중간 지주사로 출범했다. 사업 구조상 자회사 대상 수탁연구·기술지원 등에 따른 고객수익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해왔다. 2023년과 2024년 고객수익은 각각 2654억원, 4833억원으로 전체의 95%를 웃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배당수익의 비중이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 등 조선 자회사들이 실적 회복과 함께 본격적인 배당에 나섰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조선 자회사 3사로부터 수령한 배당금 총액은 약 4160억원으로 추산된다. 배당금은 △HD현대중공업 1392억원 △HD현대미포 120억원 △HD현대삼호 2648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이는 HD한국조선해양의 지난해 고객수익(4833억원)의 약 86%에 해당하는 규모다. 배당이 전체수익의 핵심 축으로 부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당 확대는 주주환원 정책의 고도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성향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현재로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은 없지만 현금흐름과 투자 계획, 재무구조 등을 종합 고려해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 점검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배당 여력 또한 충분하다. 2024년 말 기준 HD한국조선해양의 이익잉여금은 약 1조6944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재무 여력을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2% 내외로 낮고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만 1조1000억원을 넘는다. 실적만 제대로 뒷받침된다면 향후 배당 확대 여지도 열려 있는 셈이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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