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뉴 스타디움의 차가운 침묵 속에서 황희찬이 다시 머리를 감싸 쥐었다. 8일(한국시간) 펼쳐진 첼시와의 홈경기, 전반 43분은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시즌 잔류 시나리오와 한국 축구 대표팀의 계획이 가장 처참하게 부서진 순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별한 경합 과정조차 없었다. 질주하던 황희찬은 돌연 멈춰 섰고, 벤치를 향해 스스로 교체 사인을 보냈다. 땅을 내리치는 그의 손길에는 분노보다 더 짙은 절망감이 묻어 있었다.


영국 현지 매체들의 시선은 우려를 넘어 비관으로 흐르고 있다. 스카이스포츠는 경기 직후 "울버햄튼의 가장 날카로운 창이 꺾였다"라고 보도하며, 황희찬의 이탈이 강등권 사투를 벌이는 리엄 로즈니어 감독에게 최악의 시나리오가 되었음을 집중 조명했다. 1월 웨스트햄전 골 이후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팀의 반등을 이끌던 찰나에 찾아온 이 비보는 현지 팬들에게도 큰 충격을 안겼다.
디애슬래틱은 황희찬의 고질적인 '근육 과부하'에 다시 주목했다. 매체는 그가 울버햄튼 합류 이후 겪은 반복적인 햄스트링 부상을 언급하며, 폭발적인 전력질주를 선호하는 그의 스타일이 프리미어리그의 살인적인 일정을 버텨내는 데 있어 한계점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요르겐 스트란 라르센의 부재 속에서 황희찬이 홀로 짊어져야 했던 공격의 비중이 역설적으로 독이 된 모양새다.

이번 부상은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게도 치명적이다. 3월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공격의 핵심인 황희찬의 이탈은 전력 손실 그 이상의 타격이다. 로토와이어(RotoWire)등 부상 전문 소식통들은 황희찬이 현재 정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근육 파열 정도에 따라 최소 한 달 이상의 결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팬들의 여론 역시 갈리고 있다. 풋볼 인사이더에 따르면 일부 홈 팬들은 황희찬의 잦은 결장에 대해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팀이 리그 최하위인 20위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전력에서 이탈하는 선수를 향한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낸 셈이다. 하지만 매체는 "황희찬은 여전히 팀 내에서 가장 위협적인 카드이며, 그가 없는 울버햄튼 공격진은 무뎌진 칼날과 같다"며 팀 내 대체 불가능한 그의 존재감을 상기시켰다.

정밀 검사 결과에 따라 3월 A매치 소집 여부와 울버햄튼의 잔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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