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깜짝 반전’을 연출하고 있다. 상반기 부진을 딛고 하반기 들어 72% 급증이라는 놀라운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올해 8월 현대차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9,920대로 작년 동기 5,754대 대비 무려 72%나 치솟았다. 이는 현대차 미국법인 역대 동월 최대 전기차 판매 기록이다.
아이오닉 시리즈가 이끈 반전 드라마

판매 급증의 주역은 아이오닉 5다. 8월 한 달간 7,773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특히 미국 조지아주 현지 생산 체제로 전환되면서 공급 안정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 주효했다.
아이오닉 6도 1,047대 판매로 30% 성장세를 보였으며, 신규 출시된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은 첫 달부터 1,016대가 팔리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현대차그룹 전체로는 7-8월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28,219대로 작년 동기 대비 35.1% 증가했다. 이는 상반기 28% 감소와는 완전히 상반된 결과다.
세액공제 종료 앞둔 ‘패닉 바잉’ 현상
이 같은 판매 급증의 배경에는 9월 30일 종료되는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를 단행하면서 최대 7,500달러(약 1,030만원)의 세액 혜택이 사라지게 된다.
미국 소비자들이 “마지막 기회”라며 전기차 구매에 서두르는 ‘패닉 바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현지 딜러들도 큰 폭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판매 경쟁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세액공제 종료 전에 전기차를 사려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8월 판매가 폭증했다”고 설명했다.
4분기부터 ‘판매 절벽’ 우려
하지만 10월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전망이다. 세액공제 혜택이 사라지면서 전기차 수요가 급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세액공제 종료로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연간 최대 45,828대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매출 기준 19억5,508만 달러(약 2조 7,200억원) 규모다.
GM의 덩컨 알드레드 북미 사장도 “다음 분기 전기차 판매량 감소는 불가피하며, 시장 정상화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브리드로 돌파구 찾나
현대차그룹은 이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전기차 일변도에서 벗어나 하이브리드차 중심의 전동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차는 올해 1-8월 미국에서 198,807대 판매되며 47.9% 급성장했다. 내년부터는 조지아 메타플랜트에서 하이브리드차 혼류 생산도 시작된다.
오는 18일 뉴욕에서 열리는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가 어떤 수정된 전기차 전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세액공제 종료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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