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 된 회사지만 '전임 회장 경영 리스크'에 무너져
회사 이름보다 '정로환'과 '세븐에이트' 등 제품으로 더 유명한 동성제약이 연쇄부도를 맞았다. 최근 석달간 부도 횟수가 무려 15차례에 달한다.
관련업계에는 '오너인 전임 회장 경영 리스크'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너가 차명으로 소유한 협력사를 챙기기 위해 원부자재를 비싸게 산 결과라는 것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지난달 30일 기업은행 방학동 지점에서 발행한 만기도래어음 8억원이 법정관리로 인한 결제 미이행으로 부도처리됐다.
동성제약의 부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동성제약은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석달간 무려 15차례에 걸쳐 부도를 맞았다. 부도 금액은 적게는 1700만원에서 많게는 12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누적 부도 금액은 60억원이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경영악화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법원 허가 없이 부채 관련 행위를 할 수 없게 탓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동성제약의 연속 부도의 원인으로 회사의 오너이자 23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이양구 전 회장의 경영 리스크를 꼽는다.
동성제약은 1957년 고(故) 이선규 회장이 설립한 제약업체다. 올해로 68년됐다. IMF 사태 직후인 1998년에는 어려운 사업 환경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69억원보다 12억원 늘어난 81억원을 달성할 정도로 견실한 회사였다.
2001년 이 전 회장의 장남인 이양구 전 회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23년간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 기간에도 매출이 성장 곡선을 그렸지만 수익은 탐탐치 않은 수준이었다. 결국 2013년 1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전년 40억원 영업이익에서 적자전환했다.
이후 적자와 흑자를 반복하다 2018년부터 5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2023년 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6년만에 흑자전환했으나, 이듬해인 지난해에는 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다시 전환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광고 모델 비용을 이유로 임직원 급여를 보름 가량 지연 지급해 내부적으로 반발이 일기도 했다.
제약 업계 일각에서는 이 전 회장이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일보다 차명으로 소유한 협력사를 통해 원부자재를 고가에 구매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너리스크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전 회장의 '오너 리스크'는 지난 2018년 리베이트 논란이 터지면서 수면 위로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동성제약은 자회사인 동성바이오팜 영업사원을 영업판매대행(CSO)으로 등록해 병의원 영업을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의사들에게 자사 의약품 처방 대가로 2억5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이 사실이 적발되면서 동성제약은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회장은 이 사건으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고 올 3월에는 회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이 전 회장이 물러난 대표이사 자리를 지금의 나원균 대표가 맡고 있다. 하지만 나 대표도 이 전 회장과 친인적 관계다. 조카다.
회사 측은 현재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구조조정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일부 제품군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영업 및 수금 활동도 점차 정상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의 회생 절차는 방만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회사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전환점"이라며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며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로 회생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성제약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난 5월 7일자로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회생절차 신청 소식에 한국거래소는 곧바로 동성제약 주권 매매를 정지시켰다.
이후 6월 23일 법원이 회생절차를 개시하면서 주권 매매거래가 재개됐으나 현 경영진 등의 횡령 배임 발생설에 대한 조회공시로 거래 재개 하루만에 다시 매매가 정지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