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여름, 서머 게임 페스트 2025에 다녀온 선배 기자가 너무 무서웠다고 하셨기에, '설마 그 정도겠어' 하는 마음으로 게임스컴 2025의 '바이오하자드: 레퀴엠' 시연에 참여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게임스컴 첫날부터 오줌을 지릴 뻔 했습니다(?).
이 작품의 시연은 캡콤의 다른 시연작들과 마찬가지로 30분간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조성되는 공포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초반 10분간은 아무것도 못하고 밝은 방 주변을 서성거리기만 했습니다. 과장이 아닙니다. 공포스러운 분위기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복도는 플레이어가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죠.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의 가장 큰 특징은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을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선배 기자는 당시 시연 규칙에 따라 1인칭으로만 플레이할 수 있었다지만, 제게는 3인칭을 시도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셈입니다.
개발진이 소개한 대로 시점 변환은 대단히 즉각적이고, 아무 때나 가능했습니다. 아직 시장에는 두 시점을 동시에 지원하는 게임이 많지 않을뿐더러, 지원을 하더라도 한쪽 시점에서는 언제나 아쉬운 점이 나오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시연 구간에서만큼은 두 시점 변환 사이에 눈에 띄는 단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장 놀라운 발견은 시점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공포감이 배로 줄어든다는 점이었습니다. 따라서 게임의 기본 시점이 1인칭이라고 너무 무서워할 필요까지는 없어 보입니다.

시연을 플레이하는 동안, 이 공포감의 근원이 '라이팅'에서 비롯된다는 점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방마다 뜬금없이 조명을 켜고 끄는 버튼이 있어서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결코 "전기세 아끼려면 방 불을 끄고 나가라"는 의도로 배치해둔 것은 아니겠죠.
그리고 이 '라이팅'의 진짜 특징은 중반부터 그레이스를 추격하기 시작하는 괴물을 만났을 때 드러납니다. 괴물은 밝은 공간을 싫어하고, 불이 켜진 방은 뭔가 안전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반대로 불빛이 없는 공간은 공포를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이죠. 특히 더욱 극적인 연출을 위해 '라이터'를 습득하기 전에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공간의 방이 있는데, 시커먼 화면만 응시하고 있으면 어딘지 가슴이 답답해지는 느낌도 들 정도였습니다.


문제는 이 십자 드라이버가 담겨 있는 공구 상자가 손이 닿지 않는 높은 선반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그레이스는 있는 힘을 다해 발판이 될 카트를 밀게 됩니다. 카트가 덜컹거리며 소음을 발생시키고, 괴물은 이를 듣고 곧장 추격을 시작합니다. 빛만큼이나 소리에도 민감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다만 한 가지 우려스러웠던 점은, '빛'이라는 소재에 대해 너무 골똘하게 생각하니 괴물의 정확한 특징을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빛이 환한 방에 들어오는 녀석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라이터 불을 끄고 어둠 속에 숨는 게 맞는 걸까?' 아마 몇 차례 시행착오 이후에 괴물의 생태에 대해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겠지만, 헷갈리는 부분이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물론, 이제 우리는 '바이오하자드' 시리즈가 이따금 시연 버전에서만 가장 무서운 구간만 보여주고, 이후에 총기를 습득하게 되면 액션 활극으로 바뀐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출시 이후 전체 구간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마음이 놓이는 점은, 이번 시연을 통해 3인칭 시점이 아주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입니다. 아마 1인칭으로 이런 게임을 끝까지 플레이하라면, 지금까지 단 하나도 빼놓지 않고 시리즈를 즐긴 저조차도 망설였을 테니까요. 그러니 공포 게임에 내성이 없는 게이머라면 좀 더 안심하고 기대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어찌 됐든, 내년 2월 27일 출시 예정인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은 분명 시리즈의 무서움 단계를 한층 더 끌어올릴 역할을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