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이코노미]④ 롤드컵 우승해도 LCK 구단은 적자인 이유

대회·중계·리그·자본의 연결고리를 따라 e스포츠 판의 변화와 이해관계를 들여다봅니다.ⅠLCK④

/생성형AI(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LCK는 롤드컵 10회 우승을 자랑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다. 그런데도 정작 구단들은 만성 적자에 시달린다. 흥행은 있지만 수익이 없기 때문이다. 10개 구단의 3년 누적 적자가 1000억원을 넘어선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세계 1등 리그도 피하지 못한 '적자 늪'

LCK를 운영하는 법인의 당기순손실은 2022년 81억원, 2023년 132억원, 2024년 285억원 등으로 3년 누적 427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79억원에서 114억원으로 절반 이하까지 줄었다. 중국 후야가 2024년 LCK 중계권 갱신을 포기하면서 핵심 수익원이 빠진 영향이 크다.

개별 구단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2024년 1월 LCK 개막 직전 10개 구단은 공동입장문을 내고 3년간 누적 적자가 1000억원을 넘는다면서 리그 운영구조 개선을 촉구했다.

이는 LCK만의 문제가 아니다. 북미 LCS는 슬롯당 1000만달러 안팎으로 알려진 참가비를 내고도 흑자를 내는 팀이 드물다. 시청자 감소와 스폰서 위축 등으로 수년간 구조조정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유럽 LEC의 경우 라이엇이 스티펀드 지원을 공식화한 것 자체가 독립적으로 수익을 내는 팀이 소수라는 방증이다. 중국 LPL은 상위팀 대부분이 대기업 계열로 순수 손익보다 브랜딩 비용으로 접근한다. 전 세계 LoL 프랜차이즈 리그가 비슷한 구조적 한계를 겪고 있다.

/생성형AI(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가입비 100억 냈는데 회수는 8억뿐

e스포츠 구단의 수익은 스폰서십과 상금, 리그 분배금에 집중돼 있다. 게임 지식재산권(IP)과 중계권, 인게임 콘텐츠 수익은 라이엇게임즈가 직접 관리·운영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구단이 직접 팔 수 있는 상품은 제한적이다.

전통 스포츠와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하다. MLB나 NBA는 중계권이 전체 매출의 30~40%를 차지하고 티켓과 경기장 수익으로 20~30%를 더한다. 경기 성적과 무관하게 보장되는 고정수익이다. 반면 e스포츠는 스폰서 의존도가 50~80%에 달하고 중계권 수익은 미미하다. 연간 경기 수가 100회 미만이고 오프라인 관람 매출도 거의 없다.

프랜차이즈 구조도 회수가 어려운 요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구단들은 LCK 프랜차이즈 가입비로 약 100억원을 냈지만 리그의 분배금은 연평균 8억원 수준에 그쳤다. 10년 넘게 운영해야 본전을 찾는 셈이다.

비용 압박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CK 선수의 평균 연봉은 2018년 1억7600만원에서 2025년에는 상위팀 기준 10억원대로 약 470% 올랐다. 연봉이 운영비의 80%를 차지하는 구조에서 수익은 제자리인데 비용만 늘어난다. 2025시즌 우승상금 3억원은 상위권 S급 선수 1인 연봉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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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P는 해법이 될 수 있나

라이엇게임즈는 2024년에 글로벌수익풀(GRP)을 도입했다. 인게임 디지털 콘텐츠 매출을 모아 전 세계 파트너팀에 배분하는 구조다. 일반 지분 50%와 성적 지분 35%, 팬덤 지분 15%로 나눠 잘하는 팀이 더 많이 가져간다.

긍정적 변화는 있다. 예전에는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이나 롤드컵에 진출한 20~30개 팀만 디지털 수익을 나눴지만 GRP 이후 모든 파트너팀이 일정한 몫을 받게 됐다. 이에 고정 스티펀드까지 더해지면서 팀들의 현금흐름 예측 가능성이 개선됐다. 국제전 진출이 어려운 중하위권 팀에서는 '바닥이 한 단계 올라간 느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도입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구단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GRP에 따른 추가 수익이 선수 연봉과 운영비에 비하면 여전히 작다. 2026시즌부터는 지역 리그 상금 재원이 GRP로 흡수되면서 상금으로 버티던 팀으로서는 소스만 바뀌었지 총액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느끼기 어렵다.

라이엇은 LCK컵과 국제대회를 추가로 설계해 정규시즌 외에도 디지털 콘텐츠 판매 기회를 늘리는 전략을 택했다. 대회가 많아질수록 스킨·패스 등 인게임 아이템을 출시가 늘고 이는 GRP 확대로 이어진다. 다만 GRP는 적자를 완화하는 안전망에 가까울 뿐 구단을 흑자로 돌려세울 독립적인 수익모델로 보기에는 아직 규모가 작다.

구단의 적자는 개별기업의 경영실패라기보다 리그 설계에서 비롯된 구조적 결과에 가깝다. 수익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흥행과 적자는 계속 공존할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 구단의 재정난은 단기적 제도나 정책 효과보다 비용구조가 수익구조보다 먼저 커진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며 "현재 대부분의 구단 운영비가 모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이 아닌 마케팅·브랜딩 비용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GRP로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도 있지만 체감이 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선수 연봉 상승과 제한적 수익모델 등으로 대부분의 구단은 아직 완전히 독립적인 운영 단계까지 가지 못해 안정화와 수익다변화를 위한 노력이 계속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이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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