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가계부채 조절을 위해 손쉽게 금리인상을 택하고 우대금리를 낮게 적용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4일 "대출금리도 가격이기에 금융당국이 직접적으로 강하게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시장 원리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가 반영될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은행권의 이자장사 논란에 영업 행태가 시정돼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위원장은 "기준금리 인하는 기본적으로 시장에 반영되는 게 중요하고 필요하다"며 "지난해 말 가계부채 관리가 지금까지 이어져 시차가 있었는데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반영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은행은 가산금리 인하 조치에 이미 들어갔다"고 부연했다.
간담회에서는 주요 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 하락에도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기조가 강화되면서 자회사 배당 확대, 위험가중자산(RWA) 부분 제외 등이 실행되는 데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밸류업에 따른 자본건전성 관리, 자산운용 영향 등은 금융당국에서 살펴봐야 한다"며 "은행들이 인지한 여건이자 제약으로, 각각 할 수 있는 영역에서 밸류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밸류업으로 RWA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지난해 말 주요 은행들로부터 감독상 개선점에 대한 건의를 받아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또 "건전성 유지와 자산운용에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주요 은행권 이슈로는 농협금융이 농협중앙회에 지급한 거액의 배당이 언급됐다.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은 지난해 농업지원사업비(농지비) 및 배당으로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에 1조5000억원을 지급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농협금융이 금융지주 중 자본비율 최하위임에도 배당에 나서면서 리스크 관리에 소홀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농협금융 입장에서는 중앙회가 대주주고 배당을 해야 하는 지점이 있다"며 "다만 금감원장의 지적을 고려했을 때 어느 조합이 적절할지에 대해서는 향후 감독당국과 중앙회, 농협금융이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와 관련해서는 "금감원에서 심사를 진행 중이고 경영평가 등급도 산출 중이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일정을 예단해서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