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설사' 부르는 만능 영양제?..마그네슘의 두 얼굴

근래 특히 주목받는 영양 성분이 있다. '마그네슘'이다.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정신을 안정시켜 '천연 진정제'로 통하며 신경과 근육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해준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에게 필수적 성분인 셈이다. 게다가 우리 몸의 에너지로 사용하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대사를 도와주며 칼슘, 비타민D 등과 함께 뼈의 건강에도 기여한다. 나쁜 콜레스테롤의 원활한 배출에도 영향을 준다. 숙면을 유도하며 인지기능 개선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쯤되면 만능 영양제 급으로 마그네슘 단일 영양제를 찾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다. 설사다. 설사는 대부분의 영양제 과다 섭취시 나타나는 부작용이지만 마그네슘이 특히 심하다. 하지만 이 같은 부작용도 '장점'으로 승화된다. 굳은 변을 부드럽게 하는 마그네슘의 특성을 활용해 변비약이 만들어진다. 대장 내시경을 받기 전 장을 깨끗하게 세척하는 장 정결제(장 세척제)의 핵심 성분으로도 사용된다. 설사 부작용도 약으로 쓰일 수 있는 셈이다.

마그네슘은 우리 몸에 4번째로 많은 미네랄이다. 체내 마그네슘의 절반 이상은 뼈와 치아에 존재한다. 아몬드 같은 견과류와 다시마 등 해조류, 녹색 채소와 현미, 귀리, 바나나 등에 많은 마그네슘이 함유돼 있다. 뼈에 많이 함유된 성분인 만큼 뼈 건강 유지에 필수적이다.

체내 마그네슘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대표적 증상이 눈밑 떨림과 같은 근육경련이다. 불안감이 심해지거나 심장이 너무 빨리 뛴다거나 호흡이 이유없이 주기적으로 가팔라질때도 있다. 마그네슘이 뼈, 근육, 체액, 세포 안에서 300가지가 넘는 다양한 화학작용에 관여하기에 결핍되면 몸의 기능 전반이 떨어지게 되는 셈이다.

특히 마그네슘은 'GABA'라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의 생성을 도와 몸의 흥분을 억제하고 안정시키는 작용을 한다. 마그네슘이 '천연 진정제'로 통하는 이유다. 숙면에도 도움을 준다.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을 합성하는 과정에 마그네슘이 보조인자로 작용해 숙면에 도움을 준다.

마그네슘의 약 60%는 뼈 안에 존재한다. 이중 약 1%만 혈액속에 포함돼 있다. 성인 기준 남성은 마그네슘 400mg 복용이 적정량이며 여성은 310mg이라고 한다. 30세가 넘었을 경우 이보다 약간 더 섭취해도 좋다.

이처럼 다양한 역할을 마그네슘이지만 부작용도 있다.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장내 수분이 증가해 설사를 유발한다. 대다수 미네랄이 설사 유발 부작용을 내지만 마그네슘이 특히 심하다. 마그네슘이 주변의 물 분자를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어서다. 마그네슘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삼투작용에 의해 소장에 물이 너무 많아져 대변이 묽어지고, 심하면 설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부작용도 약으로 쓰일 경우가 있다. 변비 치료제가 대표적이다. 마그네슘을 통한 삼투 효과를 이용해 소장이나 대장에서 물이 신체 내로 흡수되지 않도록 유도해 결국 대장 내 대변 덩어리가 물을 많이 함유하도록 한다. 단단한 변을 무르게 만들어 변비를 치료하는 셈이다. '마그밀'이 마그네슘을 주 성분으로 한 변비 치료제로 잘 알려져 있다. 싸고 복용이 간편해 흔히 사용된다.

변비 개선에 도움을 주는 '푸룬'에도 마그네슘이 많이 함유돼 있다. 서양 자두를 말린 푸룬 100g에는 400mg의 마그네슘이 함유돼있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노인들의 변비 치료에 푸룬 섭취가 권장된다. 미국 아이오와대 의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푸룬을 먹은 변비 환자의 평균 배변 횟수가 주 1.8회에서 3.5회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마그네슘은 대장 내시경을 받기 전 장을 깨끗하게 세척하는 장 정결제(장 세척제)의 핵심 성분으로도 사용된다. 대다수의 장 정결제에 마그네슘이 포함돼 있다.

이 같은 두 얼굴의 마그네슘 영양제는 종류가 다양하다. 산화마그네슘, 트레온산마그네슘, 킬레이티드마그네슘 등이다. 세 가지 중에 산화마그네슘의 흡수율이 가장 떨어지고 설사를 잘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영양제 한 알당 마그네슘 성분을 가장 많이 넣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가격도 가장 저렴하다. 섭취해 보고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있다. 또 일부 약사들은 심한 변비에 산화마그네슘을 추천하기도 한다.

킬레이티드 마그네슘은 흡수율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마그네슘의 안정성을 높여 다른 지용성 비타민이나 미네랄과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 동시에 생체이용률을 높인 제품이다. 트레온산마그네슘은 치매에도 좋다고 알려져있다. 다른 마그네슘 영양제와 효능은 같지만 뇌 장벽 투과성이 높아 추가로 두뇌에도 잘 작용한다. 15명의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트레온산마그네슘을 먹도록 한 결과, 12주 후 인지 기능에 상당한 개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난 2017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연구 결과도 있다. 다만, 킬레이티드 마그네슘과 트레온산 마그네슘은 산화 마그네슘보다 가격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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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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