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의 기타리스트 김태원은 2005년, 큰 결심을 한다.
아들 우현 군이 발달장애 판정을 받으면서 교육 환경을 고민하다 결국 필리핀으로 가족을 보내기로 한 것.
그렇게 시작된 기러기 아빠 생활은 어느덧 22년을 넘겼다.

오랜 시간 홀로 한국에 남아 음악과 씨름하며 살아온 김태원은 당시를 떠올리며 "밤마다 외로워 술에 취해 전화를 걸었다"고 고백할 만큼 외로움이 깊었다.
친구 김종서 역시 18년째 일본에 가족을 두고 있어, 두 사람은 서로의 외로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동지였다.

그러는 사이 아들 우현 군은 필리핀 현지 학교에서 차근차근 공부를 이어갔고, 20년 넘는 시간 끝에 드디어 고등학교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김태원은 이 귀국 소식을 전하며 “마침내 기러기 아빠 생활을 끝낸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김태원의 기러기 아빠 인생은 외로움뿐 아니라 수차례 생사의 기로에 서야 했던 시간들이기도 했다.
음악 활동 중에도 위암이 발견돼 치료를 받았고, 패혈증으로 두 번이나 병상에 누우며 사경을 헤맸다.
그 여파로 후각과 시각이 손상되고, 절대음감까지 잃었다고 고백했다.
평생 음악으로 살아온 사람에게 청각·시각의 손상은 더욱 뼈아픈 시련이었다.

하지만 김태원은 끝까지 음악을 놓지 않았다. "요즘이 아니라 꿈에서도 음악에 쫓긴다"고 말할 정도로, 여전히 창작의 열정을 붙잡고 살아가고 있다.

딸 서현 씨는 미국 뉴욕에 정착해 연인을 만나게 된다. 상대는 키 큰 흑인 남성 데빈.
김태원은 “서현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며 웃었지만, 문제는 김태원 자신이 미국 땅을 밟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과거 1980년대 전과로 인해 미국 비자가 나오지 않는 것.
결국 딸의 결혼식에도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김태원은 방송을 통해 딸과 사위 데빈과 영상통화를 시도했다.
딸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들어가 사위에게 손을 넘겨주는 꿈은 결국 영상 속 인사로 대체됐다.
딸에게 “아빠는 네가 행복하면 뭐든 다할게”라고 말하며 애틋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고, 딸은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김태원은 내심 딸이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길 바라지만 아내가 완강히 거부하고있는 상황.

김태원은 이제야 비로소 늦은 평범한 아빠의 일상을 맞이하게 됐다.
오랜 시간 혼자였던 집에 다시 가족의 온기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오랜 기러기 생활을 지켜봐준 친구들과 함께 작은 축하 파티를 열며 소소한 행복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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