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레이킹 뉴스에 뜬 절친의 집
큰 일 날 뻔했다. 돈 많은 절친이 큰 화를 면했다.
김혜성(26)과 각별한 다저스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7)가 긴급 뉴스의 주인공이 됐다. 집에 도둑이 든 탓이다.
LA 지역의 주요 방송은 30일 아침(한국시간 31일 오후) 일제히 브레이킹 뉴스를 전했다. 올스타 투수의 저택이 범죄의 표적이 됐다는 소식이다.
FOX11, KTLA, ABC7 등에 따르면 현지 시간으로 이날 새벽 4시 30분쯤 3명으로 이뤄진 절도단이 할리우드 힐스의 한 호화 주택에 침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보안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경보가 울리자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체 TMZ는 이 집이 야마모토가 거주하는 곳이며, 당시 원정 경기를 위해 신시내티에 머물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마침 이틀 전(28일)에 등판해 7이닝 1실점으로 시즌 9승째를 따냈다.
매체는 사건 당시 이 집에는 야마모토의 스태프 한 명이 머물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남성이 보안 경보에 놀라 집안에 불을 밝혔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CCTV 영상에는 용의자 세 명이 유리문과 창문을 깨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지역은 LA 인근의 대표적인 부촌이다. 기업가, 할리우드 유명인, 스포츠 스타 등이 많이 사는 곳으로도 잘 알려졌다.
LA경찰(LAPD)은 도주한 용의자의 신상 파악에 나섰으며, 추가 순찰과 잠복근무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표적이 된 이유
야마모토의 경우는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유리창이 깨진 것 외에는 재산 피해가 없었다.
그러나 이 같은 범죄는 LA에서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특히 스포츠 스타를 대상으로 한 절도 행각은 수년째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이 범죄 조직의 표적이 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일단 젊고, 돈이 많다. 덕분에 호화로운 생활을 즐긴다. 고가의 명품과 귀중품을 많이 갖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이 있다. 일정이 대외적으로 투명하게 공개된다. 범행 시간을 고민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이번 야마모토의 케이스가 전형적이다. 거액을 받고 입단했다. 게다가 지독한 명품 사랑도 잘 알려졌다. 얼마 전 올스타전 때는 4억짜리 손목시계를 차고 등장했다.
또 있다. 외국인은 더 위험하다. 아무래도 언어 문제가 걸린다. 때문에 경찰 신고나 조사에 소극적일 확률이 높다.
게다가 동양인 아닌가. 아직도 미국에서는 아시아계가 (집안에)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더 군침 도는 먹잇감으로 봤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쉽게 표적이 되고 만다. 마침 다저스의 신시내티 원정이었다. 굳이 야구에 대한 전문 지식도 필요 없다. 선발 투수의 등판일 정도야 클릭 몇 번으로 알 수 있다.

다저스 피해자만 해도 수두룩
피해 사례는 셀 수 없을 정도다. MLB 뿐만이 아니다. 농구(NBA), 풋볼(NFL) 등에도 비상이 걸렸다. 오죽하면 연방수사국(FBI)까지 나섰다. 각 리그에 주의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다저스로만 한정해도 한두 건이 아니다. 가장 생생하게 전해진 것이 맥스 먼시의 사례다.
2023년 8월의 일이다. 이때는 원정도 아닌 홈경기였다. 다저 스타디움에서 일을 마치고, 가족과 함께 귀가하던 차 안이었다.
스마트폰에서 알람이 울린다. 집에 설치해 놓은 원격 경보 장치가 작동한 것이다. 화면으로 2명의 침입자를 확인했다. 즉시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 출동은 용의자들이 모두 사라진 뒤였다.
그 해에만 다저스 선수 3명의 집에 도둑이 들었다. 프레디 프리먼(7월), 맥스 먼시(8월), 에반 필립스(10월) 등이다.
필립스의 경우는 플레이오프 때였다. 애리조나 원정 기간 중에 발생해 1만 달러(약 1395만 원) 상당의 물품 피해가 보고됐다. 가족들이 큰 충격을 받았고, 아내는 결혼식 때 받은 귀중품이 사라져 슬퍼했다는 얘기다.
비단 집뿐만이 아니다. 멀쩡히 주차된 차도 대상이 된다. 미겔 로하스는 람보르기니를 털렸다. 가족들과 외식하던 레스토랑 근처에 세워놓은 차였다. 운전석 유리를 깨고 들어가 귀중품을 쓸어 갔다. 장모의 지갑, 아이폰, 신용카드, 기타 귀중품을 잃었다.
야시엘 푸이그의 경우는 다저스 시절 LA에서만 네 번이나 집에 도둑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중남미 출신 원정 절도단도 기승
열거한 피해는 경찰에 신고된 것만이다. 상당수는 그냥 쉬쉬하고 넘어간다. 그것까지 따지면 실제는 몇 배 더 심각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사실 경찰이 출동했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사례 중에서 용의자가 검거됐다는 뉴스는 손에 꼽을 정도다. 치안 문제는 LA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이슈이기도 하다.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점점 더 악화된다고 보는 게 맞다. 이제는 해외에서도 절도단이 원정을 오는 지경이다. 소문을 듣고 중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몰려든다는 보도다.
작년 3월에 체포된 일당 4명이 있다. 칠레 산악 지역 출신의 17~20세 사이로 알려졌다. 이들은 관광 비자로 입국해 모텔을 전전하며 생활한다.
타깃은 고급 주택이다. 대부분 1층에만 보안 시스템이 갖춘다. 2층은 무방비 상태인 점을 노린다. 이들은 맨손으로 2층, 3층을 오르내릴 정도로 훈련됐다. 작년 3월 붙잡힐 때까지 수년간 미국을 오가며 수백 건의 범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아예 기업 형태를 갖춘 조직도 있다. LA에 본사를 둔 렌터카 회사를 차려 신분과 돈세탁, 장물 처리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했다. 작년 8월 법정으로 넘겨질 때까지 6년간 120건의 절도 범죄를 주도했다.

김종국에게 혼난 추성훈
특히 코로나 팬데믹이 전환점이 됐다. 이후 미국도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됐다. 코로나와 중국을 연관 짓고,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는 사람들이 늘었다.
그나마 LA가 있는 캘리포니아는 좀 나은 편이다. 그래도 역시 외국인, 동양인은 취약계층이다. 쉽게 범죄의 표적이 된다.
유튜브 채널 ‘추성훈 ChooSungHoon’이 5월에 업로드한 영상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킹 받는 아조씨들의 LA 타코 맛집’이라는 제목이다. 김종국과 추성훈이 LA에서 이런 대화를 나눈다.
김종국 “형, 시계 뭐예요.” (자막에 ‘리차드 밀 : 5~8억대’라고 뜬다.)
추성훈 “LA잖아.” (기분 좀 내야지)
김종국 “형, 지금 모르시네, LA 상황을….”
추성훈 “에이, 괜찮아.”
김종국 “LA는 이런 화려한 거 하면 큰일 나요.”
추성훈 “그럼 니가 좀 지켜주면 되지.”
김종국 “아니 형. 소용없어 LA는…. 형이 아무리 싸움 잘해도, 총알은 못 피해요.”

사실 걱정이 됐다. 김혜성의 일본인 절친 말이다.
커다란 명품 가방 들고 원정 비행기를 탄다. 4억짜리 손목시계를 차고 올스타전 레드 카펫을 누빈다. 사진이 찍히고, 기사가 나온다. SNS와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된다. 멋짐과 뿌듯함은 충분히 누렸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는 LA다. 옆에 있는 오타니 쇼헤이를 봐라. 그 착한 심성이 왜 그렇게 노발대발했겠나. 신혼집이 고스란히 노출됐을 때 말이다.
조심해야 한다. 사려 깊게 행동해야 한다.
부디 김혜성은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 소박함과 절제의 미덕을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