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9분 완충’ 기술 공개… 엔지니어 소개 때 콘서트장 방불
BYD 기술 발표회에 3000명 몰려


5일 저녁 중국 선전(深圳) 유니버시아드센터 체육관 앞은 인플루언서, 업계 관계자, 기자 등 3000여명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열렸던 이곳에서 이날 치러진 행사는 중국 1위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의 신기술 발표회.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와 초고속 충전 기술을 공개한다는 예고에 트렁크를 끌고 타지에서 막 도착한 외지인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BYD 관계자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발표회 소문이 퍼지면서 차주 참석 티켓 응모 사이트가 한때 접속 불가 상태가 될 정도로 인기였다”며 “기존의 비슷한 행사와 비교했을 때 참석 인원이 4배로 늘었다”고 했다.
이곳 체육관 16개 구역을 가득 채운 참석자들은 오후 7시쯤 왕촨푸 BYD 회장이 무대에 오르자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현장에서 만난 구독자 100만 명을 거느린 차량 리뷰 인플루언서 리모(34)씨는 “과거 아이폰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사람들이 열광했던 것처럼, 지금 중국에선 전기차를 비롯한 기술 기업이 거대한 팬층을 거느리고 있다”고 했다.
이날 무대 위에서 마이크를 잡은 왕 회장은 “오늘 우리는 세상을 바꿀 기술을 공개하니 함께 목도하자”고 운을 뗐다. 이어 “전기 충전과 기름 주유의 속도가 같아진다면 어떻겠느냐”면서 “전기차를 10%에서 97%까지 충전하는데 단 9분이면 된다. 세계에 존재하지 않았던 속도를 구현했다”고 외쳤다. BYD 산하 브랜드 덴자의 신모델 기준으로는 9분 충전으로 1000km 주행이 가능하다. 왕 회장의 소개에 관중석에서는 연신 “하오(好·좋아요)”라는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BYD가 발표한 ‘9분 완충’은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테슬라 전기차는 급속 충전인 수퍼차저 V3·V4를 이용할 경우 배터리를 80%까지 충전하는 데 15~30분이 걸린다. 완충은 시간이 훨씬 많이 소요되어 장려하지 않는다. BYD는 지난해 5분 충전으로 400km 주행이 가능한 시범 기술을 구현했고, 올해는 고속 충전 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왕 회장은 “이건 미래 기술이 아니라 ‘바로 쓸 수 있는’ 기술”이라고 했다.
영하 30도에서 12분 내 배터리를 20%에서 97%까지 충전하는 신기술도 선보였다. 매서운 추위의 중국 동북 지역에서도 고속 충전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 1500kW(1.5MW)급 초고속 충전 기술이 접목된 ‘번개 충전소(閃充站)’를 올해 안에 전국 2만 곳에 구축할 계획도 공개했다. 신형 배터리의 안전성을 보여주는 ‘퍼포먼스 영상’에서는 배터리 충전율 70% 상태로 2시간 동안 바늘을 관통했을 때 폭발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홍보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엔지니어 드림팀[天團]’의 무대 등판이었다. 왕 회장은 배터리·반도체 등 12개 분야의 BYD 수석 엔지니어를 각각 무대 위로 불렀다. 12만 BYD 엔지니어 군단을 상징하는 12명이 한 명씩 등장할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BYD는 대형 행사에서 엔지니어들을 무대에 세워 ‘공로 치하 퍼포먼스’를 연출하곤 하는데, 이날처럼 12개 분야 엔지니어 전원이 무대에 오른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중국 기술 기업들은 ‘개발팀 집단 등판’을 통해 기술력을 과시하는 연출을 해왔다. 2021년 8월 샤오미 로봇개 발표회와 2016년 화웨이 스마트폰 신제품 발표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베이징의 기업인 리모(40)씨는 “한국인들도 한국의 대단한 기술에 대해 우리처럼 열광할 것”이라며 “세상을 바꾸는 기술이 중국에서 나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BYD 차주인 자영업자 숭모(43)씨는 “‘디펀(迪粉·BYD 팬)’들에겐 오늘 행사가 유명 가수 콘서트보다 낫다”고 했다. 베이징의 투자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선 ‘기술 돌파’를 국가적 축제로 소비하고 있고, 중국 기업도 자사 기술을 국가 안보·자긍심과 연결시켜 외부에 알리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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