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고인 물 공천’ 의식…텃밭 물갈이 ‘국민추천제’ 만지작

서영지 기자 2024. 2. 26. 19:1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민의힘이 26일 서울 강남이나 대구·경북 지역 등 지지세가 강한 곳에서 '국민추천제'를 통해 4·10 총선 후보를 공천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역구 현역 의원이 단 한명도 공천에서 탈락하지 않으며 '고인 물 공천'이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들이 원하는 후보를 공천한다'는 명분으로 현역의 자진 불출마를 유도하려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지역구 현역의원 탈락자 0명
서울 강남·TK 현역 불출마 유도 고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강원 원주시 한 카페에서 ‘함께 누리는 문화’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국민의힘이 26일 서울 강남이나 대구·경북 지역 등 지지세가 강한 곳에서 ‘국민추천제’를 통해 4·10 총선 후보를 공천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역구 현역 의원이 단 한명도 공천에서 탈락하지 않으며 ‘고인 물 공천’이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들이 원하는 후보를 공천한다’는 명분으로 현역의 자진 불출마를 유도하려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강원도 원주에서 국민추천제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격전지가 아니라 지역 분들이 많이 사랑해주시는 곳이라면, 정말 원하시는 분들을 우리 시각이 아니라 국민의 시각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공천관리위원회가 갖고 있다고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에게 “어느 지역구를 어떻게 할지는 아직 말하기 어렵지만,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며 국민추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식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존에 공천을 신청한 이들 말고 국민이 직접 추천한 이들 중에서 후보를 찾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국민추천제를 꺼낸 것은 저조한 현역 의원 교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26일까지 253개 지역구 가운데 191곳(75.5%)의 공천 심사가 끝난 가운데, 현역 지역구 의원 중 공천 탈락자는 0명이다. 당 안에서는 국민추천제를 명분으로 잡음을 최소화하면서 ‘텃밭’ 지역 현역 의원들을 물러나게 압박하려는 것이란 말이 나온다. 공천이 보류된 한 의원은 “처음부터 한다고 한 것도 아니고, 이제 와서 국민추천제를 한다는 건 앞뒤가 안 맞는 얘기”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서울의 경우 박성중(서초을), 유경준(강남병) 의원 등 2명, 대구·경북의 경우 류성걸(대구 동갑), 홍석준(대구 달서갑), 양금희(대구 북갑), 김영식(경북 구미을), 김형동(경북 안동·예천), 박형수(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 의원 등 6명의 현역 의원 공천을 미뤄뒀다.

또 국민의힘은 오는 29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국회 재표결을 앞두고 이탈표를 막기 위해 현역 컷오프(공천 배제) 발표는 최대한 미루는 모양새다. 공천관리위원회는 27일에는 회의를 열지 않는다. 28일에는 26~27일 실시한 20여개 지역구 경선 결과만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정영환)는 친윤계 인사들의 공천을 여럿 확정했다.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불렸던 권성동 의원을 강원 강릉에, 이철규 의원을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에 공천했다. 이 의원은 장승호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경선을 포기하면서 단수 공천을 확정했다. 대통령실 출신으로는 애초 서울 강남을에 공천 신청을 했던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이 ‘양지’로 평가되는 경기 용인갑에 전략 공천됐고, 조지연 전 행정관도 윤두현 의원이 불출마한 경북 경산에 공천됐다. 친윤 초선인 박성민 의원(울산 중구)은 김종윤 전 국회부의장 보좌관,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과 3자 경선을 치르게 됐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