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용 가열로 전문 업체 제이엔케이글로벌이 현재 사명을 갖게 된 것은 지난해 3월이다. 설립 후 27년간 이어온 ‘제이엔케이히터’에서 이름을 바꾼 배경에는 수소인프라 사업을 중심으로 한 신규 사업 강화라는 전략적 포석이 깔려 있다.
회사는 본업에서 축적한 고온열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수소산업에 진입하며, 중후장대 제조 기업에서 친환경 에너지인프라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수소산업이 본격적인 개화기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정부의 수소경제 육성 정책에 맞춰 새로운 성장곡선을 그리려는 전략적 행보다.
제이엔케이글로벌은 1998년 대림엔지니어링 히터사업부의 물적분할로 설립된 산업용 가열로 전문 업체다. 정유·석유화학 플랜트에 쓰이는 필수 설비인 산업용 가열로의 공정설계와 제작, 설치, 시운전 등을 주요 사업으로 삼아 성장했다.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 등 고객사에 직판하며 삼성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 GS건설, DL이앤씨 등 설계·조달·시공(EPC) 엔지니어링사를 통해서도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주력이었던 산업용 가열로 분야에서 독보적인 열제어 기술을 축적했다. 이를 기반으로 수소산업까지 확장했다. 제이엔케이글로벌은 2013년 국가과제로 시작한 수소제조장치 기술 기반의 수소충전소용 개질기 개발에 성공했다. 주력사업인 산업용 가열로 부문에서 쌓은 열제어 기술이 도시가스, 액화천연가스(LPG) 등 다양한 원료를 활용하는 수소추출 기술의 토대가 된 것이다.
이후 본격적인 수소인프라 구축 사업에 뛰어들었다. 2020년 서울 상암 수소충전소에 250㎏/day급 수소추출기를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경남 창원 성주동에 500㎏/day급 2기를 설치해 국내 최초의 수소생산기지를 구축했다. 부산, 속초 등 전국 주요 거점에도 수소 생산·공급 설비를 잇따라 납품했다. 2022년에는 SK머티리얼즈로부터 3000㎏/day급 수소추출기 EPC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민간산업 영역으로도 외연을 확장했다.

제이엔케이글로벌은 초기 개질기 기술 기반의 현지공급방식(on-site) 중심 전략부터 외부에서 생산된 수소를 운송해 주입하는 중앙공급방식(off-site) 충전소 구축 사업까지 동시에 벌이고 있다. 2020년에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 수소충전소를 세우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40여곳의 수소충전소 구축을 완료했고, 현재도 10여곳의 신규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공동개발한 100㎏/day급 LPG 개질형 수소추출기의 수출을 완료하며 중동권 수소인프라 시장 진입의 물꼬를 텄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수소인프라 구축은 아직 수익화가 본격화되지 않은 초기 시장에서 기술 기반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수소사업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279억원으로 전체의 26.5%를 차지한다. 회사는 2028년까지 이 부문의 매출을 10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수소인프라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향후 암모니아, 바이오가스 기반의 수소 생산까지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개화기에 들어선 산업 흐름에서 본업 기반의 기술을 응용해 수소 밸류체인의 생산·공급 영역을 동시에 아우르는 전략적 확장을 지속하는 셈이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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